[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가슴 속까지 시린 겨울,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각종 모임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은 혼자라면 외로운 시간들임엔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이 시기에는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들이 특히 포진해있다.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 만큼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물론 그 사랑이 전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닐까? 본능을 따르는 것은 추한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프로듀서 겸 배우 김수로가 선보이는 '머더발라드'는 관객들에게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물음표를 던진다. 있어서는 안 될 파멸의 전주곡을 그리지만 현실 속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이다. 작품은 인간 내면 깊은 곳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머더발라드'가 보여주는 극단적 사랑의 모습은 우리네 일상 속의 사랑에 대해 반추하게 만든다. 이 공연은 4명의 주인공이 90분 동안 대사 없이 노래로만 극을 이끌어가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뿐만 아니라 무대 위의 Bar석은 관객들이 직접 채워 눈길을 끈다. 관객 참여형 공연인 만큼 재미는 배가된다.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는 실제 Bar를 공연장으로 활용해 화제가 됐다.김수로 역시 이곳에서 처음 작품을 접했다. 그는 공연 시작 10여 분 만에 국내 관객에게 '머더발라드'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무대는 강렬하고 섹시하며, 배우들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어린 시절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하는 사라와 탐. 그러나 변심한 탐은 사라를 떠나고, 사라는 실연의 아픔에 방황한다. 그런 사라 곁에 나타난 것은 로맨티스트 마이클이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예쁜 아이를 낳게 된다. 하지만 반복된 일상에 지루함을 느낀 사라는 탐을 떠올리게 되고 그와 다시 비밀스런 만남을 가진다. 이때부터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후회와 집착의 전주곡이 펼쳐진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극은 지루할 틈 없이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긴박감 넘치는 전개는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어마어마한 가창력이 압권이다. 네 명의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온몸의 에너지를 불사른다.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묵힌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가슴이 뻥 뚫릴 정도.후반부에는 깜짝 반전도 숨어있어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공연 말미에는 관객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 클럽과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는 중년 남녀들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다. 남주인공 탐 역에는 최재웅, 한지상, 성두섭, 강태을이, 여주인공 사라 역에는 임정희,린아, 박은미, 장은아가 캐스팅됐다. 또 '순정남' 마이클 역에는 홍경수와 김신의가 나서며, 극 전반을 설명해주는 내레이터 역은 홍륜희와 문진아가 맡았다. 러닝타임은 90분이며, 오는 2014년 1월 26일까지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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