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아빠의 분노'…구글 '이번엔 빼드릴께요'

구글맵, 위성사진으로 살인 사건현장 노출 논란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흉탄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아픈 기억이 구글의 위성지도서비스인 '구글맵'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구글의 개인 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이례적인 사례로 비치며 해외언론들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2009년 14살에 나이에 괴한의 흉탄에 사망한 케빈 바레라

1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몬드에 거주하는 호세 바레라씨는 최근 구글맵의 위성사진에서 2009년 괴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아들의 시신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는 사진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그는 CNN에 "사진을 보았을 때 마치 어제 벌어졌던 일이 되살아난 것 같은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그의 아들 케빈은 14살이던 당시 리치몬드 인근 기찻길에서 시신으로 경찰에게 발견됐다. 마침 그 장면을 위성이 포착해 사진으로 찍어 구글맵용 위성 사진으로 가공해 구글에 제공했고 전 세계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볼 수 있게 됐다. 이 사건의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다.바레라씨는 구글 측에 이번 사안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하고 사진 삭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정치권의 도움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 소식을 전해들은 구글 측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구글의 브라이언 맥클렌든 부사장은 서면으로 배포한 성명을 통해 "매우 유감이며 구글맵의 위성사진 업데이트를 요청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신속히 조치하겠다"며 바레라씨의 아픈 기억을 하루빨리 인터넷에서 삭제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구글맵에서 사진이 사라지기까지는 약 8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때까지 아버지의 아픈 기억은 계속 인터넷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CNN은 바레라씨외에 많은 이들이 구글맵이나 스트리트뷰등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삭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대부분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구글은 미국 외 지역에서는 영상지도 서비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독일의 경우 정치권은 물론 사생활침해 감시 사회단체와 주부들까지 나서 스트리트뷰 서비스에 반발했고 이로 인해 24만곳의 독일 내 주소가 모자이크처리되기도 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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