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기관들 '에너지 산업 개혁' 한 목소리

캘퍼스·아비바 등 72곳 기관투자가들, 에너지 기업들에게 공개 서한 보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대형 에너지 회사들에게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따른 리스크 재평가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과 영국 스코티시 위도우, 프랑스 아비바 등 72곳의 기관 투자자들은 최근 42곳의 석유·가스 기업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화석연료 수요가 줄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며 "이와 관련한 리스크 재평가와 자본지출 재검토 등 대안이 마련돼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투자기관들이 운용하는 자산을 합치면 3조 달러(약 3185조7000억원)에 이른다.서한을 받은 기업들에는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과 영국 정유업체 BP, 유럽 석유기업 로열 더치쉘 등 전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포함됐다. 투자기관들은 "유엔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석유·가스기업들은 화석연료의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에 대한 대안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연차총회 전까지 이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과 리스크 평가, 구체적 대안 등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캘퍼스의 앤 스터스볼 최고경영자(CEO)는 "기후 재앙에 투자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투자가들이 에너지 기업들에 이와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은 환경적·정책적 요인에 의해 향후 화석연료 사용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주요 투자대상인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도 동반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온도 증가를 2도 이내로 낮추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화석연료 사용량을 전 세계 확정 매장량의 3분의 1 이내로 줄여야한다. HSBC는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규제 노력으로 인해 석유·가스 회사들의 시장가치가 최고 6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한을 받은 에너지 기업들 중 30곳의 기업들이 답변을 했다. 이들 중 몇몇은 노골적으로 투자자들의 요구를 거절했고 일부는 투자가들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세리즈의 앤드류 로간 국장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에너지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에너지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합리적인지,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 구체적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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