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쇼크 불구…동부제철, 회사채 발행 딜레마

4Q 2370억원 회사채 만기…조달비용 증가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동양그룹 법정관리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살얼음판 속으로 뛰어든 게 동부제철이다. 이 회사는 '동양 쇼크' 이틀 만에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발행하면 손해지만 미룰 수 없었다. 딜레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동양그룹 법정관리 신청 후 현재까지 신용등급 BBB급 이하 기업 중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밝힌 곳은 동부제철(BBB0)이 유일하다. 동부제철은 오는 16일 차환용 회사채 400억원을 발행한다.  올 들어 STX 법정관리로 휘청이던 회사채 시장은 동양 쇼크로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해 웅진과 올해 STX 쇼크가 기관의 지갑을 닫았다면, 동양 쇼크는 개인의 주머니까지 여미게 했다. 신용등급 BB급인 동양 회사채 투자자는 90% 이상이 개인이다. 지금까지 동부제철 회사채에 투자해 온 이들과 같다.  수요가 없는 상태서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금리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동부제철 역시 이번 발행으로 1~2%포인트가량 조달금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동부제철이 제시한 희망금리 범위는 8.90~10.07%다.  동부제철이 동양 쇼크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 신고서를 제출한 건 그만큼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반기 말 기준 동부제철의 순차입금은 2조2838억원인데, 이 중 1년 이내 만기를 맞는 유동부채는 단기차입금 3672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3226억원, 유동성사채 5828억원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16억원에 불과하고,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827억원을 기록했다. 동부제철 스스로도 "차입금이 (우리의) 수익성 및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며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할 정도다.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와 상관없이 동부제철은 이달 이후에도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야 한다. 올 4분기에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가 2370억원이고, 내년에는 4510억원이 대기하고 있다. 시장이 지금처럼 경색된 모습을 이어간다면 조달금리 상승과 이자비용 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부제철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875억원, 올해 상반기 927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동부그룹은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공모사채의 차환 및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라며 "특히 만기구조가 단기화돼 있는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사채 차환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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