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둔화되면서 다시 시장 방향성에 대한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둘러싼 잡음이 여전하고, 단기 상승 이후 차익 실현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25일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주가 고점에 대한 논란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추세를 볼 때 외국인 순매수나 주식 보유 비중이 직전 고점을 돌파하는 흐름도 가능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관의 환매 물량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은 상태에서 하반기 타깃(2100선 전후)까지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주요 종목의 외국인 보유 지분 또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보유비중이 연중 고점을 돌파한 주요 종목은 신한지주, 현대차, SK텔레콤, 기아차, SK하이닉스, 삼성중공업, LG유플러스, 삼성SDI,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인터내셔널 등이다. 이들의 패턴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패턴은 외국인 보유비중의 V자형 반등이다. 신한지주·현대차·기아차·삼성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대우인터내셔널 등의 종목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종목은 올해 상반기 중 보유비중이 감소하다가 하반기 들어 급격히 회복되는 V자형 반등을 보였다. 두번째 패턴은 외국인 보유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케이스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의 통신주와 SK하이닉스·삼성SDI 등의 종목이다. 이들 종목의 보유비중은 연초에 소폭 감소한 직후 연간으로 꾸준히 우상향 하는 패턴을 보였다.재미있는 것은 V자형 반등 패턴을 보인 종목들이 우상향 패턴 종목보다 최근 수익률이 더 좋았다는 점이다. 예외적인 케이스가 삼성SDI인데 이 회사는 테슬라 전기차 수혜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직관적 판단과도 일치한다. 오랜 기간 소외 받았던 대형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들어온 외국인 수급이 최근 반등을 이끌었기 때문이다.이를 기반으로 판단해 보면, 외국인 비중의 V자형 반등이 나오고 있는 종목들을 계속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중에도 특히 외국인 비중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종목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은, 장기 소외 섹터의 비중을 과거 평균 수준으로 채워 넣는 바스켓 매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더 나빠질 게 없다는 역발상 관점의 접근이 유효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산업 구조조정과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여전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재차 가격 매력도가 부각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고, SK와 CJ도 실적 안정성에 따른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하다. 이들 종목을 유망 종목 풀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 될 수 있는 국면이다. 미국은 향후 3개월 정도의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2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감소 우려가 완화될 수 있는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인해서 감소했던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재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달러 유동성은 무엇을 선호 할까. 신흥국 증시다. 신흥국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 여부와 규모는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지수 변화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시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 수준은 0.4 정도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순유입 될 수 있는 정도까지 낮아져 있다. 당분간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유동성이 신흥국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본다.국내 증시로의 추가적인 유입 역시 가능하다. 신흥국 중에서 국내 경우는 보기 드물게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흑자다.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미국계 자금의 경우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경기모멘텀이 리스크를 압도하고 있는 국면에서는 밸류에이션 지표가 중요하다. 주요 신흥국 증시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해 보면 국내의 경우 ROE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PBR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로 추가적인 유동성 유입이 가능하다면 어느 업종을 선택할까. 은행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은행업종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했다. 그러나 여타 업종들에 비해서는 강도가 미약한 상황이다. 원화강세 기조, 최근 국내 부동산(주택+아파트) 거래량의 꾸준한 회복세, 부동산 거래량 회복으로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 장단기금리차 상승에 따른 은행 순이자 마진 개선 등이 은행업종 추가 매수를 점치는 원인이다. ◆강봉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증시가 반등을 지속 중이다. 전반적으로 투자심리 개선이 지속됐으며 선진국, 신흥국 모두 주식 유동성이 꾸준히 유입되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간의 코스피 상승이 투자심리 개선, PBR 1배 이하의 극심한 저평가 해소에 의해 이뤄졌다면,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이익 전망치 상향이 확인 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여전히 한국 경기 민감주의 이익모멘텀이 부진하므로 추가 상승 탄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는 부진했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이익전망치 하향이 최근까지 후행해서 나타났기 때문으로 해석하며, 오히려 한국의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IT의 이익개선세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점이 점차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형주의 이익전망치 개선이 보다 가시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상승탄력은 둔화될 수 있겠으나, 주가 움직임은 외부 리스크 요인보다는 개별 종목 펀더멘털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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