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취준생이라는 것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괜히 자리를 피하게 돼요. 먼저 묻진 않지만 '쟤는 언제 취업하려는지...' 걱정하는 눈빛도 부담이 되더라구요." 취업준비생들은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추석이 반갑지 않다. 덕담삼아 건네는 "올해는 취업해야지"라는 말도 가시가 되어 가슴이 박힌다. 하루 쯤 쉴 수 있지만 토익, 학원 등을 핑계로 자리를 빠져나온다. 9급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모(29·남)씨도 같은 마음이다. 김 씨는 "괜히 눈치가 보이고 친척들을 볼 낮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못나서 그런 건가 싶은 생각에 걱정을 하거나 위로를 받는 것조차 괴로울 때가 있다"며 "내가 먼저 얘기하지 않으면 얘기를 꺼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을 보면 올해 8월 기준 취업준비생은 모두 38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올 1월 36만3000명이었다가 2월 40만명 대로 뛰어올랐다. 이후 3월 42만4000명, 4월 40만9000명, 5월 37만3700명, 6월 36만7000명으로 조금씩 줄어드는 듯싶더니 7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청년층 고용시장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올 8월 39.9%로 전년 동월 40.7%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38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 시기인 25~29세 청년들의 고용률도 전년 동월보다 0.5%포인트 감소한 68.9%를 기록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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