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이 골프영어산책] '핀 위치도 사연이 많아~'

하와이 올로마나골프장의 핀위치를 알리는 안내판. 4는 그린을 4등분했을 때 '오른쪽 아래'라는 뜻이다.

영어로 깃발은 '플래그스틱(flagstick)' 또는 '핀(Pin)'이라고 한다.그린에서 홀의 위치를 미국에서는 '핀 플레이스먼트(Pin Placement)', 영국에서는 '홀 로케이션(Hole location)'으로 표기한다. 골프의 경우 그린 위에 있는 구멍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퍼팅이 좋아지듯이 남녀관계에서도 여자가 좋아하는 여러가지 요소를 파악하고, 그 위치를 알아야 골인을 할 수 있다. 코스에 나가면 보통 스타터 옆에 '오늘의 핀 위치(Today's pin placement)'라는 그림이 있다. 그린키퍼는 하나의 그린을 작게는 4등분, 많게는 우물 정(井)자로 나눠 6~9개의 핀 플레이스먼트를 설정한다. 이를 기본으로 "오늘의 핀 위치는 4번"이라고 숫자로 표시하기도 하고, 동그란 원안에 십자를 그어 선 옆에 보폭 숫자를 표시하기도 한다. 백색 칠판 위에 그린 모양을 그리고 검은 자석을 붙인 곳도 있다. 그린을 바라보며 캐디에게 간단히 "핀의 위치는 어디죠(Where is the pin?)"하고 물으면 준비한 핀 위치도(Pin Placement sheet)를 보고 '앞, 중간, 뒤(The pin is frontㆍmiddleㆍback)'로 나눠 말해준다. 영국식으로 'Front(MiddleㆍBack) hole location'이라고 해도 괜찮다.핀 위치도의 둥근 그린 위에 홀을 기점으로 '아래로 23, 가로 오른편으로 12'라고 써 있다면 '앞에서부터 23foot(걸음), 오른편에서부터 12foot(걸음)'라는 뜻이다. foot 대신 야드(yd)나 딥(deep)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그린을 십자가로 나눠 시계바늘의 숫자를 이용해 알려주기도 한다. '2 0'clock!'이라고 하면 핀의 위치가 2시 방향이라는 이야기다. '선데이 핀 플레이스먼트(Sunday pin placement)'라는 용어가 있다. 프로대회 최종일인 일요일은 1, 2, 3라운드와 달리 모든 선수들이 진검승부(true test)를 하는 날이다. 심한 긴장과 압박감이 가중되지만 핀 위치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18홀을 전부 어렵게 할 수는 없어 기본 규칙을 따로 만들었다. 6개 홀은 평이하게, 6개 홀은 중간 난이도, 나머지 6개 홀은 아주 어렵게 셋업한다. 단 페이드볼(fade ball)이나 드로 볼(draw ball)에 각각 유리한 핀 위치는 세밀하게 고려한다. 대부분 벙커 뒤나 옆, 2단이나 3단 그린의 경계선에 핀을 꽂는다. 그린을 벗어나면 쉽게 파 세이브를 하지 못하게 핀을 설정해 보상과 벌을 확실히 한다는 목적이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번 시즌부터 최종라운드 15번홀 핀 위치를 골프팬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이벤트로 흥행에 활용하고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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