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新금융벨트]직원 95%가 현지인…중국인이 느꼈다 '우린 하나다'

아시아新금융벨트<3>하나은행개인대출 68%가 순수 중국인…현지화의 선두주자틈새시장 노린 니치마케팅ㆍ대대적인 사회공헌현지은행 같은 신뢰를 주는 은행으로 발돋움[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중국 베이징 금융가 중심부에 있는 중국 런쇼우(中國人壽) 빌딩 11층. 중국공상은행, 모건스탠리, 시티은행 등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즐비한 이곳에 올해로 출범 6주년을 맞은 하나은행 중국법인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07년 12월 중국의 지점과 현지법인을 통합해 출범한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7개의 분ㆍ지행(지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국 시장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는 19개의 분ㆍ지행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 외자은행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7% 대의 성장을 기록한 중국은 여전히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연수 및 업무교류를 통해 중국에 직원을 파견, 중국지역전문가를 양성해왔다. 현재 하나은행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중 현지화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억 중국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에 주력한 결과다.

하나은행 중국 베이징 본점 영업부 현지 직원들

올해 7월 기준 현재 총 직원 528명 중 95%인 499명이 현지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관리자급 현지인은 총 48명으로 부행장 2명, 본점부장 4명, 분지행장은 7명에 달해 고급전문인력의 현지화도 크게 진전된 상황이다. 유제봉 하나은행 중국 법인장은 "진정한 현지화란 현지인 채용 비중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에게 현지 은행과 동일한 신뢰를 줄 수 있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상대적으로 영업이 쉬운 기업영업에 안주하지 않고 개인 리테일 영업에 승부를 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중국 국영은행이나 상업은행에 비해 점포수가 월등히 적다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지만 꾸준히 지점을 확장하고 인터넷뱅킹, 다이렉트 마케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지 고객들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은행산업에서 외국계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하다. 중국자본으로 운영되는 국영은행과 지방 상업은행들이 전체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 금융가에 위치한 하나은행 중국법인 전경

유 법인장은 "중국은행들의 규모가 워낙 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계은행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현지인들이 많다"며 "하나은행이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현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우선 틈새시장을 노린 니치마케팅으로 최우수 고객들에 대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중국 자산가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이아몬드가 박힌 VVIP용 직불카드를 출시했다. 다이아카드는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며 최근까지 1000여장이 발급됐으며, 가입조건을 다소 완화하고 혜택을 조금 줄인 플래티늄 카드도 잇따라 출시해 VIP고객층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학생을 대상으로 유학정보를 함께 제공해주는 유학생 전용 직불카드를 발급해오고 있다. 한류에 관심 있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하나은행과 연계해 한국관광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각종 사회공헌활동 및 지원사업을 통해 중국인들의 마음에 한층 더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 구호성금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하북성의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농번기마다 전 직원들이 나서 일손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장기재소자 자녀 보호시설에 지원물품을 제공하는 등 음지에 있는 중국인들을 돕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지난 6년간 현지 개인고객에 대한 영업을 펼친 결과 현재 개인예금의 60%, 개인대출의 68%는 순수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현지화 전략에 따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최근 중국은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당국이 예대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러한 영향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줄었다. 유 법인장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은 물론 하나은행 역시 순이익이 전기대비 크게 감소해 하반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하나은행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성장해온 이력이 있고 중국시장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여겨 내실을 다지며 꾸준히 현지화를 추진해 중국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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