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관상’은 사람의 생김새, 얼굴 모습. 또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의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이다. 바로 이 ‘관상’을 소재로 한 독특한 영화가 베일을 벗었다.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등 멀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관상’이 그 주인공.9월 2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 된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야기의 시작은 산속에 은둔한 조선 최고의 관상가 내경과 그의 처남 팽헌(조정석 분), 그리고 관상을 믿지 않는 내경의 아들 진형(이종석 분)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에게 한양에서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기생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주인 연홍(김혜수 분)이 찾아오게 된다. 연홍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내경을 한양으로 불러들이고, 내경은 팽헌과 한양에 자리잡은 뒤 용한 관상쟁이로 유명세를 떨친다. 하지만 내경은 선왕의 유지를 받들어 어린 왕을 지키려는 조선 최고의 권력자 김종서(백윤식 분)와 왕위를 찬탈하려는 야망가 수양대군(이정재 분)의 권력다툼 속에 휘말리게 된다. ‘관상’은 천재 관상가가 반역의 무리로부터 왕권을 수호하려는 스토리의 큰 줄기 속에 다양한 군상들이 한데모여 매력적인 작품으로 완성됐다. 2010년 영화 진흥 위원회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한 김동혁 작가가 ‘관상’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냈고, 이후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를 통해 색다른 감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이 각색 및 연출을 맡아 웰메이드 한 한편의 사극으로 탄생하게 된 것. 특히 관상가가 궁에 들어가 인재를 등용하는 일에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고 나아가 관상으로 역적을 찾아낸다는 설정은 관상이라는 소재와 역사적 사건과의 깊은 연광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관상’은 그 어떤 영화들에서도 불 수 없었던 꿈의 캐스팅을 실현했다. 송강호는 비범한 재주로 인해 풍파를 겪게 되는 캐릭터 내경 역을 맡아 완벽하게 소화했다. 아들을 향한 눈물어린 부성애 연기는 ‘역시 송강호다!’를 외치게 만든다. 왕이 되려는 야망가 수양대군 역의 이정재는 표정, 발성 제스처 하나, 하나까지 지금까지 모두가 알던 수양대군이 아닌 자신만의 연륜과 창의로 재해석해 카리스마 넘치고 소름끼치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백윤식은 어린 왕을 보필하고 왕권의 정통성을 지키려는 올바른 선비이자 무장인 김종서 역을 연기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깊이 있는 연기력을 펼쳤다. 수양대군과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절대 기선을 제압당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극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대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조정석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코믹한 면모부터 진지한 모습까지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 조정석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갖고 있는 명성에 비해 비중이 적은 김혜수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혜수는 연홍 역을 통해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며 또 한번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패기와 실력으로 무장한 충무로 기대주 이종석의 활약도 작품에 백미. 이종석은 데뷔 첫 사극에 도전하며 비운의 인물 진형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러닝타임 139분. 15세 이상 관람가. 9월 11일 개봉.최준용 기자 cj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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