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詩]김남조의 '숨 쉬는 공부'

숨 쉬는 공부가/의료처방의 첫 과제이다/깊게 들이키고 최대한 뿜으라 한다/주야간 수시로 연습하란다/모태 안의 태아일 때부터/살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이 일 기본 아닌가//숨 쉬는 일 그 가련하고 죄없음./각자 단독으로 행하며/동서고금의 동일방식인 점./옛 사람과 후세 사람들이/공평하게 위에 준하는 점./멈추지 말 일이나/영원한 휴식 예약 됨.//나는 반성한다/이 준엄한 예배당에서 단 한 번도/경건하지 않았음을김남조의 '숨 쉬는 공부'■ 하루 2분만 숨 쉬기에 투자하면 살이 빠진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깊은 호흡을 하면 흉륵관절이 열리고, 가슴과 갈비뼈 사이의 이 관절이 열리면, 골반이 조여져 닫힌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 몸을 바르게 하고 앉아 호흡을 가다듬어 깊은 숨을 쉬면 골반이 조여지면서 신체가 반듯해지며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이것이 식사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짝다리를 짚고 서는 것, 의자 앞쪽에 붙어앉아 허리를 숙이고 컴퓨터를 하는 것,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모두 골반을 풀리게 하며 비만으로 연결되는 습관이라고 주장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이렇듯 숨 쉬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으나, 시인은 의사에게서 이것이 뛰어난 힐링 방법이라는 얘길 듣는다. 숨만 잘 쉬어도 많은 병들은 치료되며 정신 건강 또한 좋아진다는 충고를 들으면서, 그녀는 생각한다. '숨 쉬는 일 그 가련하고 죄없음'. 이 본질에 대한 클린한 연민. 숨 쉬기의 예배당에서 당신은 한번이라도 경건한 적이 있었는가. 한 숨 한 숨 살아나가는 그 목숨의 순간순간에, '안반수의경'(들숨과 날숨의 경전)을 남긴 부처처럼, 온 마음을 기울여 들이쉬고 내쉰 적이 있었던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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