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국정원 국정조사 정국에서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돌출 발언이 연이어 터지면서 정국 주도권을 뺏기고 새누리당에 반격의 빌미를 주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 국조 특위 위원인 김현ㆍ진선미 의원의 사퇴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김한길 대표는 16일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전날 일부 의원들의 막말 파문을 '대선 불복종' 논란으로 불을 붙이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날 "대선 무효 협박을 중단하고 입장을 밝히라"라며 "국기를 흔들고 정부의 전통성을 흔드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며 역공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김 대표가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과격발언 자제령'을 내리고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연일 친노무현계(친노ㆍ 親盧) 의원들의 돌출 발언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에 대해 김 대표가 유감까지 표명했지만 불과 이틀 뒤인 같은 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박 대통령을 '당신'으로 지칭하며 독설을 쏟아냈다. 이를 두고 신주류측 한 관계자는 "친노계의 연이은 발언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새누리당이 노골적으로 쟁점화하는 것도 야권을 분열하고 여권 결집을 위한 것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또다른 신주류측 관계자는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이 일일히 당 지도부에게 보고하고 발언을 한 적이 있냐"며 볼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런 가운데 개점 휴업중인 국정원 국조 특위 재개를 두고 당내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김현ㆍ진선미 의원의 국조 특위 위원 배제를 두고 박지원 의원은 "국조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전략상 두 의원이 사퇴를 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정세균 상임고문을 비롯한 특위 위원들은 새누리당의 무리한 주장에 연연해 특위 위원이 사퇴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고문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여당의 터무니 없는 주장에 무릎을 끓어서 안된다"면서 "껍데기 뿐인 국정조사는 할 필요가 없다"고 강경 투쟁을 주문했다. 두 사람의 사퇴여부를 두고 지도부는 갈팡질팡만 하고 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두 의원을 사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브리핑을 내놓았다가 3시간만에 "개인의 추측성 발언"이라는 해명을 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두 의원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사퇴 의사'를 언론플레이식으로 전달했다가 당내 반발이 일자 손바닥 뒤집듯 지도부의 의견을 바꾼 것이다. 당내에서 독자 세력이 없는 김한길 체제의 근본적 한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강경 대여 투쟁을 주도하는 친노 진영의 입김에 휘말려 지도부가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진들의 힘을 빌려서도 특위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지도부가 '지도부'가 맞냐"고 말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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