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의 '편지경영'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진정으로 회사와 직원을 염려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타는 목마름으로)"휴가 한 번 제대로 시원하게 가본 적 없는 저에게는 너무 큰 위로가 됩니다"(한전을 생각하며)"나이 50을 훨씬 넘긴 나이에 고향에 계신 큰형이 보고 싶고 선친이 그리운,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사장님의 편지는 감동이었다"(안전수칙)지난 12일 한국전력공사 2만여 임직원 앞으로 메일 한 통이 왔다. 이후 이틀새 전력노조 익명게시판에는 편지와 관련한 댓글 100여개가 순식간에 올라왔다.편지를 보낸 사람은 조환익 사장. 평소 조 사장의 편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라기보단 큰오빠 같은 친근함이 묻어나는 게 특징이다. 조 사장은 편지에서 최근 장마철이 겹친 무더위 속에 고생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한편 8월 2~3주에 닥칠 전력 위기를 잘 이겨내자고 독려했다.그는 "20층에 올라가 봤더니 직원들에게 '미안합니다'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며 "저도 가급적 사무실에서 선풍기도 켜지 않으면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노고가 참 많다"면서 "한전과 업체 간의 수요관리 협업 체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격려했다.밀양 사태 등 한전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 있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 사장은 "슬기롭게 이 국면을 잘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한전의 능력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모든 한전 가족들이 많이 기원해 달라"고 했다.오는 10월 열리는 '2013대구세계에너지총회(WEC)' 조직위원장으로서는 "참가자 등록률이 아직 저조해 속이 바짝바짝 탄다"면서 "한전의 해외지사와 해외법인들의 맹활약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조 사장은 또 "과거 수년간 휴가를 한 번도 안 갔다고 자랑하는 간부들이 있지만 조금도 존경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간부들이 솔선해서 자기 휴가 찾아 쓰고 부하 직원들의 휴가 기간 잘라먹는 야만적인 짓 절대로 하지 말라. 3대가 저주 받을 것이다"며 휴가를 독려하기도 했다.닉네임 '피아니스트'는 "진짜 입사하고 지금까지 받아본 사장님 서한 중 이렇게 인간적이고 진심이 담긴 서한은 처음"이라고 댓글을 남겼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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