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적대적M&A 방어용 '황금낙하산' 조항 상정 논란[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삼부토건이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용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황금낙하산' 조항을 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가치의 약 7배인 800억원 가량을 퇴직보상금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실경영이나 직원 고용보장 등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경영진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오는 18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 황금낙하산 조항 등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주요 내용은 적대적 M&A로 인해 실직할 경우 퇴직보상액으로 대표이사와 각 이사에게 100억원, 각 감사에게 50억원씩을 퇴직 후 7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금낙하산은 기업 경영진이 임기 전에 물러날 경우 거액의 특별 퇴직금이나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주도록 해 M&A비용을 높여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기법이다. 문제는 황금낙하산 규정에 따른 퇴직보상금 규모다. 지난 3월말 기준 삼부토건의 등기임원은 조남욱 대표이사 회장과 정해길 대표이사 사장 등 7명이고 감사는 2명이다. 적대적 M&A에 성공하더라도 인수자가 삼부토건의 퇴직임원 9명에게 총 800억원의 거액을 추가로 얹어줘야 한다.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조남욱 회장의 보유주식수는 65만4771주로 전날 종가(6100원)기준 지분가치는 39억9410만원이다.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최대주주측 보유주식수는 198만3721주로 총 지분가치는 121억69만원이다. 퇴직보상금만 최대주주측 지분가치의 약 7배에 달하는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 삼부토건 시가총액도 488억원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측 보유분뿐 아니라 전체 상장주식을 모두 살 수 있는 돈의 배 가까이를 퇴직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상식을 벗어난 퇴직보상금 규모에 직원들도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현 경영진은 경영부실에 대한 반성도 없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며 "정관개정을 시도한다면 가능한 모든 투쟁으로 이를 저지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삼부토건은 연초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우량자산인 르네상스호텔과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영업손실 약 47억원, 당기순손실 16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익은 2010년부터 4년째 적자다. 특히 매각 후 호텔을 허물고 고급 오피스건물을 지을 계획인 르네상스호텔의 경우 직원들이 오갈데 없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경영진의 밥그릇만 보호하는 황금낙하산 조항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황금낙하산은 경영자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M&A로부터 무능한 경영진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적대적 M&A에 대한 정의도 명확치 않은 상태여서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부토건 관계자는 "안건이 수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 주총까지 시간이 남았고 노조측의 반발도 있어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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