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민기자
MS의 윈도우8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아티브' 시리즈.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PC에 모두 같은 OS가 탑재돼 자유자재로 연동되며 스마트PC의 경우 키보드를 탈착할 수 있어 평상시 태블릿PC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PC 제조업계가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컨버터블) PC'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터치 기능이 있어도 일체형 키보드가 있다면 IDC는 일반 PC로 분류한다. IDC에 따르면 델컴퓨터의 'XPS 18 올인원'은 PC다. 액정 화면이 16인치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델의 래티튜드 10은 화면 크기상 태블릿으로 분류된다.소비자나 제작사는 XPS 18 올인원과 래티튜드 10 모두를 태블릿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윈도8 OS가 탑재된 두 제품은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PC나 태블릿 어느 한 쪽으로 인식하기에 모호한 부분이다.삼성전자, LG전자가 제작하는 아티바나 탭북 같은 PC도 분류 기준이 모호하긴 마찬가지다. CPU 제조업체 인텔이나 OS 제조사 MS도 태블릿 분류 기준이 아리송하다. PC 메이커들도 헷갈린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이와 관련해 IDC가 PC와 기능이 같은 윈도8 기반 태블릿을 PC로 분류할 경우 PC 시장의 부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태블릿과 PC 가운데 어떤 것을 택하느냐는 개인의 취향, 사용 환경, 업무 연관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태블릿 자체도 결국 PC라고 주장했다.PC가 노트북 등장 이후 양분된 것처럼 이제 태블릿까지 포함해 삼분화하리라는 게 포브스의 예상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PC 판매 부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태블릿이 등장하지 않았다 해도 PC 시장의 부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2000년대 중반 이후 인텔이 선보인 CPU를 탑재한 PC들은 여전히 잘 돌아간다. 심지어 MS가 퇴출시키고 싶어 하는 윈도 XP OS를 사용한 PC도 작동에 아무 문제 없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하기 위해 굳이 큰 돈 들여가며 새 PC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최근 확산된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나 웹 검색, e메일 전송에 꼭 PC를 이용할 필요도 없다.포브스는 PC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본다. 포브스는 "PC의 한 형태에 대한 인기가 줄고 있지만 다른 형태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전통 PC와 태블릿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PC까지 등장해 PC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로렌 러버드 IDC 부사장도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며 "PC 고유의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