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고 빼앗기는 공방…여의도 '고객쟁탈전'

하나대투證 타사대체출고 서비스 중단...한국證·유진證, 타사대체입고 행사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고객확보전쟁'이 한창이다. 거래대금 급감 등 각종 악재로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타사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자사 고객을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제공하던 타사대체출고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다. 타사대체출고는 투자자가 갖고 있는 주식의 거래 증권사를 변경할 때 쓰인다. 예컨대 하나대투증권 고객 A가 삼성전자 주식 1000주를 타사대체출고를 이용해 키움증권으로 옮기면 A는 키움증권 고객이 되는 셈이다.  타사대체출고는 증권사 지점에서도 가능하지만 직접 방문이 번거로워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HTS를 통해 이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온라인형 증권사인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HTS에서 타사대체출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이밖에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동부증권, NH농협증권 등도 HTS에서 이용할 수 있다. 종목별로 1000원가량 수수료를 낸다.  하나대투증권이 대체출고 서비스를 중단한 건 최근 다른 증권사에서 타사입고 고객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강하게 벌이자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타사대체입고 고객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고, 유진투자증권도 내달 말까지 타사대체입고 유치 캠페인을 벌인다. 앞서 올해 초 키움증권은 해외주식에 한정해 타사대체입고 유치 행사를 올해 말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타사에서 유치 캠페인을 강하게 내걸자 피해가 있다고 생각해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유치 전쟁에 나선 건 그만큼 현재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 수익 중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절반에 가깝다. 하지만 주식 거래대금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1년 9조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6조9500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달 말에는 6조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미국 출구전략과 중국 신용경색 등의 악재로 26일 현재 5조6500억원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마저 약세로 접어들며 채권 수익에 기댈 수 없게 된 증권사들로선 위탁매매 수수료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거래대금 회복도 중요한 일이지만 증권사들이 사업 다양화를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증권사들이 자산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선 모습이지만 이제 시작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 자본시장법 통과를 계기로 해외 진출, 투자은행(IB) 강화 등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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