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뉴스룸]국회의원 '콜'…비효율 계속되는 세종청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국장님이요? 서울 가셨는데요."지난 17일 이른 아침. 기획재정부 국장들은 세종청사에 없었다. 서울 여의도에 집합했다. 높으신(?) 국회의원들로부터 콜(call)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가 열렸다. 기재부 국장들은 소속 상임위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여의도로 향했다. 기재부는 지난 4월 국장급 인사가 이뤄졌다. 많은 국장들이 자리를 이동했다. 인사이동을 한 국장들이 처음으로 기재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이날 여의도에 모인 것이다. 기재부의 한 국장은 "특별한 사안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인사이동 뒤 처음 열리는 기재위 전체회의라 인사를 위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청사가 자리를 잡은 지 반년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특히 국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시간은 물론 출장비 등 예산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기재부를 비롯한 세종청사 장관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낸다. 국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모든 일정을 국회에 초점을 맞춘다. 국회의원들이 언제 '콜'을 할지 모르니 비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국회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여의도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현실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국장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인사이동으로 소속 상임위 국회위원들에게 인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사안도 없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세종청사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상임위를 굳이 여의도 국회에서만 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세종청사에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상임위를 연다면 세종청사가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세종청사는 오는 연말과 내년 초 복지부, 문화부 등 나머지 중앙부처가 옮겨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소속 공무원들을 여의도로만 콜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세종청사가 자리를 잡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비효율적 행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세종청사가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행정, 사법, 입법부 등 곳곳에서 간접 지원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국회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콜'만 하지 말고 한번쯤 세종청사로 내려와 보는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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