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어제 획기적인 전문대 육성 방안을 내놨다. 전문대 100곳을 주력학과 중심 특성화 전문대로 키운다는 것이다. 대부분 2~3년인 수업 연한 제한을 풀어 4년제를 허용키로 했다. 특수대학원이라지만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립도 허용한다. 이렇게 해서 60% 선인 전문대 취업률을 2017년까지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전문대 활성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 중 하나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전문대인 서울 동양미래대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인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육성, 고용률 70% 달성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현장, 창조경제, 고용률 70% 달성이 다 들어갔다. 발표 내용대로 되기도 어렵고 문제점이 많다. 139곳 중 100곳을 특성화 전문대로 육성한다는데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사실상 전문대 대부분을 특성화한다는 얘기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대학 정원을 단계적으로 30% 이상 줄이는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장밋빛 청사진이다. 4년 과정 허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전문대는 단기 특성화 직업교육으로 차별화해야지 4년제 일반대학을 모방해선 곤란하다. 일부 전문대가 재정확보책으로 4년제 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 수도권 전문대가 4년제 위주로 돌아서면 지방 사립대가 직격탄을 맞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공동화로 학생 유치가 한층 어려워지리란 이유에서다. 교육부가 또 다른 선거공약인 지방대 육성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과도 상치된다. 특성화 전문대 육성, 취업률 80% 달성 등 정책 목표가 현 정부 임기인 2017년으로 맞춰진 점도 남사스럽다. 특히 취업률은 차별화된 전문교육의 성과물이어야지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정책 책임부서가 목표로 내세울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 전체를 놓고 큰 그림을 그려야지 대학별로 찔끔찔끔 떡을 나눠 주는 식으로는 안 된다. 현안인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육성' 운운하며 달콤한 정책만 양산했다가는 문민정부 시절인 1996년 도입된 대학설립준칙주의의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대학 설립을 허용했다가 오늘날 대학 난립의 결과를 초래했다. 교육부는 과거 정책 실패에서 배워라.<ⓒ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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