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자본 시장의 현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의 추억

달러 약세,달러강세,유럽 국채수익률 급등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달러와 엔화,유로 등 외환시장이 급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시장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여부를 둘러싼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투매하자 달러가치가 급락했고 이것이 일본 정부가 6개월여 공들인 엔화 약세를 일거에 무너뜨려 엔화를 강세로 돌아서게 했다고 보도했다.달러가치를 주요국 통화와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거의 2% 하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한때 3% 정도 떨어졌다.이에 따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불과 며칠 전 달러당 100엔 대 수준에서 96엔대 밑으로 주저앉았다.그만큼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유로도 장중 한때 1유로에 1.33달러 수준 이상으로 치솟기도 해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달러 약세는 ECB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0.5%에서 -0.6%로 낮추고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면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직후 이뤄졌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그동안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달러를 사재기했으나 최근 재조업이 위축됐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월 850억 달러인 국채매입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확산되면서 투매에 나서 달러 약세를 촉진했다. 분석가들은 7일 발표될 비농업부문 일자리 창출개수가 4월과 같은 16만5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고용지표가 이보다 더 좋게 나올 경우 연준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겨 달러 강세가 가시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양적완화 지속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3일 발표된 공급관리자협회(ISM) 5월 제조업지수가 예측치(50.7)과 전달(50.7)을 밑도는 49.0으로 나와 예상외로 위축됐음을 보여주자 투자자들이 달러 팔기에 나섰다는 게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공통된 견해다. 달러 약세는 일본의 엔화약세를 견인한 ‘아베노믹스’를 와해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대 95엔대로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95엔 대로 내려간 것은 4월16일 이후 1개월 반 만이다. 혼란을 더 한 것은 유럽 채권시장에서 국채수익률이 급등한 것이다. 잠잠하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이날 23bp(100bp=1퍼센트 포인트) 상승한 4.36%로,스페인 국채수익률도 25bp 뛴 4.69%를 각각 기록했다.이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업들도 환위험 헤지를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워낙 심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뉴욕의 헤지펀드인 FX 컨셉츠의 밥 새비지는 FT에 “이는 2008년 금융위기를 상기시키며 정상 차트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면서 “중앙은행의 그 누구도 통화와 채권 변동성을 원하지 않지만 둘 다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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