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어떤 인사에도 장단점은 있을 수밖에 없다. 경력관리는 물론 순환보직에 따른 기대감이 사라져 과장들이 힘들어하는 게 사실이다."
세종청사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한 과장의 말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5월15일 기재부 과장급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많이 늦었다. 늦기도 했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전보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유임된 과장이 많았다. 이번 인사는 "2년 이상 된 부서의 과장을 전보조치 시킨다"는 원칙이 작용했다. 기재부에서는 앞으로 한 부서에 2년 이상은 기본으로 일을 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현 장관은 표명했다. 그동안 1년마다 순환보직으로 이동하다 보니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에서 나온 것이다. 1년 순환 보직에서 2년 붙박이로 바뀌면서 기재부 과장들의 속이 편치 않다.다른 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스테이(그대로)했는데 전문성과 업무 연속선상에서는 득이 될지 모르겠는데 중간 관리자로서 여러 부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조금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과장은 4~5년 정도 한다. 1년 순환보직이었을 때는 많게는 5개 부서를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러나 '2년 붙박이'로 인사원칙이 바뀌면서 앞으로 많아도 3개정도의 부서에만 근무할 밖에 없다. 과장급은 실무자인 사무관과 관리자급인 국장 사이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이다. 과장으로 있을 때 여러 부서에 근무해 보는 게 과장들의 바람이다. 현 장관이 '2년 붙박이'로 인사 원칙을 못 박은 배경에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목적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는 부처 칸막이 없애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무 연속성은 물론 전문성을 기본으로 부처 간 융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문가 시대의 요구에 틀을 맞춰야 하는 기재부 과장들은 점심시간 등에 삼상오오 모이면 "장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경력관리는 물론 과장으로서 다양한 업무 경험이 앞으로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서운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세종취재본부 정종오 기자 ikoki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