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러시아의 20대 억만장자 갑부들 재산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힘이 뻗치지 못하는 곳에 감춰놓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러시아 상위 20위를 차지하고 총자산이 2270억 달러에 이르는 갑부 전원이 해외 지주회사를 통해 자산의 상당부분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에 따르면,러시아 갑부들의 재산 해외이전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1992년 4월 민영화를 선언한 이후 이뤄졌다.러시아의 최고 부자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는 200억 달러인 재산 대부분의 통제권을 지난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지주회사로 이전했고, 빅토로 베크셀베르크(56)는 148억 달러의 대부분을 바하마제도에 설립한 ‘레노바 홀딩스’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이 지주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는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회사인 루살 지분 7%가 포함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또 블라디미르 리신(56)은 러시아 철강업체인 노볼리스페츠크철강의 지분 85%를 키프로스에 있는 지주회사 플레츠그룹홀딩스를 통해 지배하고 있으며, 미하일 프리드먼(49)은 금융과 소매업,이동통신 자산을 모스크바의 알파그룹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데 알파그룹은 지블로터에 설립한 CTF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다.러시아의 8번째 갑부이며 자산 129억 달러의 소유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수많은 역외 기업을 통해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아브라모비치는 석유와 알루미늄,자동차 제조,항공사 등에 투자한 재산을 지브롤터와 키프로스,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지주회사를 통해 분산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블룸버그는 러시아 억만장자들은 버진 아일랜드는 영국법에 기반한 법률제도 때문에,키프로스는 1998년 러시아와 체결한 이중과세방지협정으로 세율이 낮은 데다 배당세율 한도가 5%이며, 세금없이 버진 아일랜드로 자금이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선호한다고 전했다.스위스 제네바의 자산운용업 전문 법률회사인 존 티너 앤 파트너스의 발레리 투티킨 변호사는 “역외지역은 러시아 기업인들이 국가와 경쟁자,온갖 약탈자로부터 재산을 지키는 주요 도구”라고 설명했다.옛 소련 붕괴후 재산을 추적한 이들 억만장자들은 해외 법인을 이용해 재산을 보존,관리해 푸틴 대통령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푸틴 대통령은 해외에 있는 이들 자금의 일부를 국내에 들여오겠다고 공언하고 자금세탁을 감시하는 연방금융감독청을 장악했다.러시아 의회인 두마도 기업의 금융거래 규제를 강화하도록 법을 개정했다.푸틴은 지난해 3기 대통령 선거에서 1990년대 불공정한 가격에 국가자산을 인수한 기업인들에게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으며 지난해 12월 TV 연설에서는 러시아 3대 석유회사인 TNK-BP지분 50%를 판 억만장자들이 매각대금의 50%를 러시아에 재투자할 것을 촉구했다.블룸버그는 아직까지 해외에서 러시아로 되돌아온 자금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프리드먼과 파트너들은 지난 3월18일 에너지와 이동통신 사업을 위해 글로벌 투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을 예로 들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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