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 정면대립으로 보이는 것 부담'
26일 정부의 철수발표를 듣고 있는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왼쪽)등 협회사 대표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철수 결정에 대해 오전까지만 해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갑자기 입장을 급선회, 수용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칫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보일까 부담스러웠다는 이유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7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급작스럽지만 정부의 귀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단 그는 "정부의 갑작스런 귀환조치가 당황스럽고 공단폐쇄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한 마디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부의 방침이니 따르겠지만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속내가 읽힌다. 실제로 이날 CIQ를 방문한 다른 협회관계자에게 묻자 "심정적으로는 철수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부 방침이니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며 반문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입주기업들의 여론은 확정되지 않았다. 협회는 오전 10시께 중구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기업들의 의견을 물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철수에 반감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막상 입경시각이 가까워져 다른 방법이 없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오해를 받게 될까 우려돼 일단 철수를 받아들이기로 잠정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기업인으로서 정부의 결정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정부의 철수 결정 발표 직후 열린 긴급회의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이념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본격적인 철수가 진행됐지만 입주기업들은 여전히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 한 입주기업 CEO는 "보상보다는 당분간 개성공단 정상화에 집중하고 싶다"며 "우리 정부가 50년간 투자보장 원칙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입장표명을 통해 ▲북한에 남은 거래선 소유 제품·원부자재 보호 대책 수립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당국간 대화 추진 ▲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실질적 피해 보전대책 수립 ▲4월 3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방북승인 등을 우리측 정부에 요청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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