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정길(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강정호의 홈런으로 승리(3-0)했지만 가장 큰 수확은 따로 있다. 마정길의 성공적인 복귀다.”염경엽 감독의 진심이다. 넥센의 시즌 초 최대 고민은 불펜이다. 제 몫을 해내는 건 손승락과 이정훈 둘뿐이다. 이보근(19.29), 박성훈(11.57), 한현희(10.50) 문성현(31.50) 등은 모두 10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다. 일찌감치 리드를 잡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셈. 팽팽한 흐름은 살얼음판이나 다름없다. 끌려가는 경기에서 요구되는 뒷심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넥센은 12일 한줄기 빛을 발견했다. 목동 삼성전에서 616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마정길이다. 7회 세 타자를 유격수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구위는 시종일관 매서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에 그쳤지만 공 끝이 전성기 때처럼 묵직했다. 정형식을 삼진으로 잡아낼 때 던진 직구는 타자 앞에서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많은 회전이 가해져 가능한 움직임. 마정길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가다듬은 덕”이라며 “이강철 수석코치와 함께 훈련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라고 고마워했다. 이날 투구는 제구도 훌륭했다. 직구 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개. 최고 구속 125km를 찍은 슬라이더 4개에서도 볼은 1개뿐이었다. 비결은 피니시 동작에 준 변화였다. 마정길은 “공을 던지기 직전 팔을 살짝 멈추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강철 수석코치의 도움으로 고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과 투구 폼은 거의 똑같다”며 “미세한 부분을 고쳤을 뿐인데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잘 들어갔다”라고 만족해했다. 투구 내용은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 주 무기인 싱커와 체인지업을 아직 본격적으로 꺼내들지 않았다. 이날 던진 변화구는 슬라이더 4개 외에 싱커 단 1개(시속 133km)였다. 마정길은 언더핸드지만 왼손타자에 강하다. 2008년과 2010년 왼손타자 피안타율은 각각 0.191과 0.220에 불과했다. 싱커와 체인지업 덕이었다. 비교적 정확한 제구로 많은 땅볼과 뜬공을 유도했다. 특히 직구 궤적으로 날아가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싱커는 실점 위기에서 주효할 수 있다.
마정길(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관건은 내구력이다. 마정길은 2011년 전까지 정현욱(LG)과 함께 ‘마당쇠’로 통했다. 그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그해 식당에서 미끄러져 왼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후 1년 이상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부상이 재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단의 배려로 서울에서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며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많은 투구는 무릎에 충분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중간계투 요원들의 분발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다.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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