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네트워크, 中투자 6년 만에 출자금 2배..비결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중국 최대의 입시학원인 TAL에듀케이션그룹에 1000만달러를 단독으로 투자한 후 2010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면서 5000만달러를 회수했던 딜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해사무소장(전무)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6년 이후 중국 벤처기업에 투자해 8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실현한 KTB차이나옵티멈펀드의 투자성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지난 2006년 6월 출자 약정액 1000억원(실 납입액 800억원)으로 결성돼 지난달 31일부터 최종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기업 12곳, 한국기업 5곳에 투자한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지금까지 약 8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초기투자자금을 2배로 불린 것. 이 펀드는 KTB네트워크에서 30%를 출자하고 NHN인베스트먼트, 군인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농협은행, 경남은행, KDB생명, 동양생명 등에서도 출자를 받았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는 곳'에 투자하는 '현지화된 인력'이 있었다.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지금까지 주로 인터넷·미디어, 교육·서비스, 메디컬 업종에 투자했다. 홍 전무는 "중국 시장에서는 세 가지 섹터만 전문화 해서 본다"며 "이제 이들 분야에서는 현지 네트워크 및 전문성이 많이 축적돼 좋은 투자처 발굴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인력은 홍 전무를 비롯해 에이미 예(Amy Yeh) 상무, 현지훈 차장 등 차이나옵티멈펀드 설립 당시 구성된 5명의 소수정예 인원이 지금껏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젝트마다 팀원이 모두 참여하고 성과도 함께 나누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특화해 중국 현지 투자사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점도 수익률 향상에 한 몫 했다. 딜 발굴에서부터 투자한 후 상장에 이르기까지 회사 육성과정을 주도해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꼽힌 TAL에듀케이션그룹의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홍 전무는 "한국에서의 입시학원 투자 트렌드를 경험하면서 이런 사업모델에 익숙해져 있어 투자와 지원에 적극적일 수 있었다"며 "업체에 투자를 설득할 때도 마침 당시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던 메가스터디와의 제휴지원 등 한국 입시학원의 사업 경험과 관리 방식을 접목시키는 쪽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이밖에 중국의 유투브인 '투도우 홀딩스', 제대혈 1위 기업 '차이나 코드 블러드' 등 총 12개 중국기업에 투자했다. 이중 8개 기업을 미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고 3개 기업은 인수합병(M&A)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KTB차이나옵티멈펀드 1~4호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있는 가운데 이번달 말께 5호 펀드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예상 출자 금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홍 전무는 "투자하는 업체는 20곳을 넘기지 않는 수준에서 업체당 투자 규모를 늘리 계획"이라며 "기존의 관심 분야인 인터넷·교육·메디컬 뿐만 아니라 산후조리원, 유기농채소 농장 등 중국의 고급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업종과 엔터테인먼트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KTB네트워크는 1981년 출범한 공기업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를 전신으로 지난 30여년간 전문 벤처투자사로 성장했으며 2004년부터 중국 벤처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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