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은행, 키프로스 예금 손실 관련 소송 검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키프로스가 지난 25일(현지시간)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냈지만 파장은 지속되고 있다. 키프로스 신용등급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규모 손실에 직면한 러시아 기업이나 은행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키프로스 신용등급을 잠재적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려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프로스 신용등급 강등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등급 낮췄다. 피치는 현재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B로 매기고 있다.피치는 키프로스의 은행 체제가 실패했고 이에 따른 여파가 키프로스 국내 경제와 공공 재정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무디스도 같은 이유로 구제금융 합의가 이뤄졌지만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키프로스는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은행 예금과 선순위 채권자들에 손실을 감당토록 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수용해야만 했다. 이는 키프로스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금융산업에 회복할 수 없는 충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키프로스 은행 예금의 3분의 1은 러시아 자금이다. 키프로스 은행들에 예금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된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소재 한 로펌 골트스블라트의 안드레이 골트스블라트 매니저는 "키프로스에 투자한 사람들은 화가 나 있다"며 "그들은 키프로스에서 자금을 빼내오는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소에 대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치는 키프로스 최대 은행인 키프로스 은행과 라이키 은행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 피치는 키프로스 은행의 신용등급을 'B'에서 '제한적 디폴트'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라이키 은행의 신용등급을 'B'에서 '디폴트'로 강등했다. 이날 키프로스 은행의 안드레아스 아르테미스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피레우스 은행은 키프로스 은행, 포룰라르 은행, 헬레닉 은행 등 키프로스 3개 은행의 그리스에 있는 지점들을 5억2400만유로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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