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강국 뛰는 리더들 <7>박일환 아이리버 대표
-무손실 음원 재생기 '아스텔앤컨', 4년만에 영업이익 흑자 이끌어-MP3플레이어는 사실상 철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MP3 플레이어 명가 아이리버가 4년 만의 흑자전환에 이어 '명품 소리'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18일 방배동 사옥에서 만난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흑자전환 여부보다는 올해 턴어라운드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2013년을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올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턴어라운드를 위한 키워드로 '소리'를 제시했다. MP3플레이어 전문회사로 시작해 최근 블랙박스, 이북 리더기, 휴대폰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지만 결국 아이리버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좋은 음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MP3플레이어는 편리하지만 '영혼'과 '감동'이 없다"며 "아스텔앤컨(Astell&Kern)으로 원음의 감동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턴어라운드도 아스텔앤컨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아이리버가 발표한 무손실 음원(MQS) 재생기 아스텔앤컨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지난 연말까지 1만5000대가 팔렸으며 미국, 일본, 홍콩, 중국, 독일 등에서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아이리버를 '구출'한 것도 바로 이 제품이다. 아이리버는 지난해 매출액 913억,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이후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아이리버는 이에 그치지 않고 거대시장인 미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아스텔앤컨의 고품격 음질이 미국 시장에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지난달 사업차 미국을 방문했다 전설적인 락그룹 레드 제플린의 프로듀서에게 '격찬'을 듣기도 했다. 그는"아스텔앤컨으로 레드 제플린의 곡을 들려줬더니, 드러머의 드럼 치는 방식까지 손에 잡힐 듯 느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더라"며 "사업의 확답까지 받아냈다"고 말했다. 단 아스텔앤컨 판매가 확산되기 위해선 고음질 음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이리버가 운영하는 음원사이트 그루버스(www.groovers.kr)를 통해 향후 보유 곡수를 5만곡까지 늘리고, MQS 음원을 메모리칩에 저장한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그의 책상 위에는 이미 봄여름가을겨울의 공연실황을 녹음한 MQS 앨범 시제품이 놓여 있었다. MP3플레이어 사업 철수 여부를 묻자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한다고 시장이 알아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돌려 말했다. MP3플레이어 사업에는 더 이상 무게를 두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철수선언이다. 박 대표는 "스탠다드한 MP3 플레이어는 스마트폰에 다 내장돼 있다"며 "진짜 소리(오리지널 사운드)의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재생기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이지은 기자 leez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