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호크·재즘' 수출하나

보잉의 팬텀아이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이 수출제한 규정을 대폭 완화하기해 우리군이 도입하기로 한 전략무기가 조기에 도입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정부는 최근 방산·첨단기술 업체의 수출 증대를 위해 일부 군수 물자의 수출 규제 완화를 결정하고 의회에 통보했다. 이에 한국군이 도입을 검토해 왔지만 수출승인이 나지 않은 글로벌호크와 재즘(JASSM)의 도입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아직은 부정적이다. 10일 군 관계자는 "이번 수출 규제완화 품목에는 전략무기에 포함된 무기체계가 아닌 볼트와 항공기 날개 등 상업용(commercial) 품목이 대다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글로벌호크 등과는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정부는 최근 의회에 통보한 내용은 군수물자 규제 완화 계획이다. 군수품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 관련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군수품 수출은 국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국무부는 수출 품목의 범위 등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의회에 통보한 계획은 한 달 뒤 공표되며 180일 후 발효된다.하지만 규제 완화는 수천 개에 달하는 군수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보에 덜 민감한 품목부터 수출 통제권을 국무부에서 상무부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가 수출을 관리하는 군수품 목록에는 볼트와 항공기 날개 등 상업용(commercial) 품목도 다수 들어 있다. 관련 업계는 그동안 냉전시대를 반영한 군수품 수출 규제 조치가 국제적 추세와 맞지 않아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결국 한국군이 도입을 검토해온 글로벌호크와 재즘(JASSM)도입과는 무관한 셈이다.한국군은 지난 2006년부터 미정부에 판매승인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거절당해 오다 지난해 말 글로벌호크 수출을 의회에 공식 통보하기도 하기도 했다. 고도 약 1만8000m를 비행하는 글로벌호크(사진 아래)는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로 의심 선박이나 항공기를 식별하는 등 정보 수집과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다. 3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해 지상 레이더와 유인 항공기를 활용해 빈틈없는 철통 경계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우리 군은 2015년 12월 전시작전권 전환을 앞두고 자체 첩보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미의회가 승인을 한다해도 현재로서는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대표적인 문제는 가격이다. 정부 예상보다 훨씬 높아 최종 도입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글로벌호크 4대와 부품, 훈련, 군수지원을 포함한 판매가격으로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제시했다. 이때문에 가격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글로벌호크 도입을 위해 4854억원을 배정해 놓은 상태다.미 국방부도 현재 3배이상 오른 가격때문에 글로벌호크 도입사업을 축소 또는 폐기할 방침이다. 대신에 U2정찰기를 2020년대까지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가격이 올라 포기하는 정찰기를 굳이 이용해야겠냐는 논리다.

글로벌호크 블록30

군당국은 글로벌호크의 성능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 국방부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석 달간 평가한 결과 글로벌 호크 블록 30형은 작전임무의 40%밖에 수행하지 못했고 발전기 등 핵심부품의 고장이 16곳 발견됐다. 이때문에 정부는 고고도 다른 경쟁기종도 경쟁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험평가 중인 팬텀아이(사진 위)와 글로벌옵저버 등 2개 기종에 대한 평가자료를 제출해주도록 미측에 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 미의회가 승인을 하지 않아 수입이 힘든 무기체계는 또 있다. F-15K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재즘(JASSM)이다. 우리 군은 2008년부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급) 도입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해 미국 정부에 JASSM 판매승인을 요청했으나 아직 구매수락서(LOA)가오지 않고 있다. 2011년 지난해 핀란드에 승인을 해준 것과는 대조된다. 현재 재즘은 미정부의 수출승인이 되도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F-15K전투기에 장착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F-15K 한쪽(왼쪽) 날개에는 JASSM을 장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이 F-15K 제작사인 보잉과 JASSM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 답변을 요구했으나 양쪽 모두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투기는 이륙할 때 좌우 균형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통상 동일한 미사일을 양쪽 날개에 장착한다. 한쪽 날개에만 미사일을 장착하게 되면 다른 쪽 날개에는 같은 무게의 모형 미사일을 달아야 한다. 따라서 전투기 한쪽 날개에 장착할 수 없는 미사일은 작전운용에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군 소식통은 "JASSM을 F-15K의 양쪽 날개에 장착하려면 F-15K의 파이론 혹은 JASSM의 윗 날개에 변형을 가해야 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JASSM의 한국 판매를 승인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구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JASSM대신 검토중인 미사일이 유럽의 타우러스(TAURUS)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F-15K에 장착해 적진근처에 가지 않고도 원거리에서 적의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타우러스의 성능은 록히드마틴의 재즘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이 군관계자들의 평가다. 사거리도 재즘의 370㎞에 비해 230km가 긴 500km다. 휴전선인근에서 발사할 경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북한 미사일 기지도 파괴할 수 있다. 탄두중량도 재즘는 453kg이지만 타우러스의 경우 482kg에 달한다. 특히 타우러스는 여러 겹의 층이나 막을 계산할 수 있는 ‘지능형 신관’이 장착돼 벙커 등을 뚫고 들어가 안에서 폭발을 일으켜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지녔다. 반면 재즘은 단일탄두로 적진 깊이 숨은 목표물을 파괴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단점은 타우러스의 1발당 가격이 100만달러(11억원)이지만 재즘은 70만달러(약7억8000만원)로 30%가량이 비싸다. 이에 대해 타우러스 제작사는 도입 결정 시 한국 자체 제작과 기술지원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이다.군 관계자는 "타우러스의 경우 독일정부의 승인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 도입할 경우 2014년 이내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배정된 600억원의 예산을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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