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안익수 감독이 밝힌 2013 키워드 '부활'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안익수 성남 감독이 지향하는 올 시즌 키워드는 '부활'이다. 지난 시즌 성적부진으로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팬심'을 되찾기 위한 포석. 여기엔 각기 다른 사연으로 뭉친 선수단의 명예 회복도 포함된다. 성남은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개막전 홈경기에서 수원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아쉬운 패배에도 소득은 있었다. '특급 신인' 황의조는 프로 데뷔전에서 축포를 터뜨렸다. 오프시즌 영입한 공수 자원들도 비교적 무난한 호흡을 선보였다.개막 전까지 성남은 다소 우울했다. 지난 시즌 주축 멤버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프랜차이즈스타 홍철(수원)과 김성환(울산)을 이적시키며 팬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동섭, 김태환, 이승렬 등 다수 대체자원을 영입했지만 활약 여부엔 물음표가 달렸다. 제각각 남다른 아픔으로 마음고생을 겪었기 때문이다. 김동섭은 2012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 탈락과 친정팀 광주의 2부 리그 강등으로 설움을 겪었다. FC서울에서 둥지를 옮긴 김태환도 올림픽 출전의 꿈이 좌절되고 소속팀 주전경쟁에서까지 밀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년 동안 J리그 감바 오사카, 울산 등을 전전하며 적응에 실패한 이승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불거진 우려에 안 감독은 특유 강도 높은 동계훈련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너희들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싶다"라고 당부하며 이적생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실미도 축구'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강행군의 연속이었지만 선수단이 느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주장 박진포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달리 팀 분위기가 밝은 편이다. 혹독한 훈련으로 달라진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자신감이 한층 높아졌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안 감독은 "새로 가세한 멤버들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불안한 입지만으로 상처를 받았던 선수들"이라며 "기량은 여전히 성남의 부활을 이끌만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개막전 명단에서 드러난 변화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었다. 2년 연속 선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윤영선, 박진포, 김성준 등 3명. 여기에 지난 시즌 막판 합류한 김철호와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현호를 제외하면 절반이 넘는 6명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대대적인 변화에도 전력 구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류 절차만을 남겨둔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의 이적문제를 매듭져야 한다. 안 감독은 "베스트 멤버는 8명 정도 윤곽을 잡았지만 준비는 여전히 30-40% 단계에 머물러있다"며 "과정에 충실한 선수들을 중용해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겠다"라고 공언했다. 안 감독이 추구하는 밑그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R리그 폐지로 구심점을 잃은 2군 선수단의 활용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그는 "2군 무대는 체력, 기술, 떨어진 경기감각을 만회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좋은 제도를 살려 1군과 2군을 아우르는 한편 소외된 선수들에게 재기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수도권 팀들과 자체 2군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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