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국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우리경제의 든든한 뿌리이자 고용창출의 핵심으로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도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국가경제의 버팀목이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침체된 경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와 함께 맞물린 과제가 고용창출이다. 고용률 70%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소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인재확보가 기업 경영에 어려운 부분이다. 임금이나 복지도 대기업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닌데 왜 찾아오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한다. 반면, 젊은이들은 일할 만한 곳이 없다며, 낙심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얼마 전 기업과 대학생 간 일자리 인식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인력채용을 위해 '기업의 발전 가능성, 비전제시'에 역점을 두고 홍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로 이 두 가지를 꼽았다. 중소기업과 대학생 간의 정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함을 보여준 것이다. 초임 연봉에 있어서도 기업은 2500만원 미만을, 대학생은 그 이상을 희망하고 있어, 급여문제는 여전히 일자리 미스매치의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중소기업에서는 기술 숙련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력을 겸비한 중소기업을 취업희망자에게 알려 줄 수 있는 기회를 상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복리후생, 직업의 안정성, 성장가능성 등 장점을 알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해 대학 진학률을 낮추는 등 고학력 실업자 양산을 예방해야 한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에 외고, 자사고 학생들이 몰리는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이다. 전문적 사내교육으로 전문학사 학위를 주고, 대졸 직원들과 차이가 없는 동등한 승진기회와 복리후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천명이 몰렸던 것이다. 셋째, 중소기업에서도 취업희망자뿐만 아니라 부모들로부터도 호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막연한 부정적 인식과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알리고, 관심의 대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부모들도 일부 직업을 둘러싼 허황된 거품을 걷어내고, 비선호 직업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에게 내세울 만한 직장을 자녀들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자녀들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들의 몫이다. 넷째,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해외취업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증가하면서 현지법인의 인력채용 등을 통해 청년취업기회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젊은이의 욕구를 채워주고, 양질의 인재육성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스펙이 아니라 실력과 능력으로 당당히 세계와 맞설 수 있는 글로벌 일자리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인력채용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새로운 해외취업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취업희망자와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중소기업 간의 인식차이를 좁혀 숨어 있는 일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기업과 취업희망자, 공공부문이 결합하여 중견기업 단계를 거쳐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중소기업의 창업을 촉진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꿰는 것이 될 것이다.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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