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민족의 명절 설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의 절반 정도는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전국 86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의하면 중소기업 50.2%는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12.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해 대비 5.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설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설 자금사정은 지난 2010년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였으나 2011년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기업과 수출기업의 자금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소기업의 경우 52.8%로 평균보다 높았으나 중기업의 경우 36.8%에 그쳤으며, 수출기업은 53.4%가 어렵다고 대답했으나 내수기업은 49.5%에 그쳤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감소'가 71.1%로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지연(49.9%), 원자재 가격 상승(41.2%) 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수출감소·내수부진 등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확보가 어려워져 설 자금사정이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의 자금지원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에 응한 중소기업의 77.5%는 "은행권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상황을 살펴봐도 '곤란하다'는 업체가 32.6%로 '원활하다'는 업체(18.3%)보다 14.3%포인트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1월과 비교해도 곤란하다는 업체가 2.5%포인트 증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애로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거래시 애로요인으로 '부동산 담보 요구'(43.1%), '보증서 요구'(37.2%)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29.6%), '고금리'(26.3%), '신규대출 기피'(15.8%) 등의 답도 적지 않게 나왔다. 실제로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7710만원이지만 실제로 확보 가능한 금액은 1억5670만원에 불과해 평균 1억2040만원(43.5%)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요자금은 지난해보다 3280만원 줄었지만, 부족률은 14.8%포인트나 높아졌다. 최복희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수출감소와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출감소 등의 원인으로 2011년 이후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제대로 지원이 되었는지 업종별, 규모별 자금지원 실적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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