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지난달 24일 전남 순천시 신대지구 중흥S클래스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바람을 타고 중흥S클래스 1차 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날 입주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화재소식을 전하며 불이 번지지나 않을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공사 현장 소음과 먼지는 기본. 대형 공사 차량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항상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 게다가 지난 크리스마스 날에는 인근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나면서 불이 번지지나 않을까 까맣게 속을 태우기도 했다.현재 신대지구는 광활한 대지 위에 아파트만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입주를 시작한 1차에는 상가동이 있지만 슈퍼와 태권도 학원 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편의시설이 없는 실정이다.인근에서는 한창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욱 삭막한 느낌이다. 다만 여기저기 들어선 공인중개사만이 신대지구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아파트 계약 할 때만 해도 건설사는 이곳에 외국인학교, 대형 종합병원, 문화시설, 대형 유통업체 등이 들어올 예정이라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췄다고 홍보했다.하지만 신대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학교나 상가 등 편의시설은 마련하지 않은 채 아파트 분양에만 혈안이 된 건설사의 이기심으로 인해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과대광고에 속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전남 순천시 신대지구 개발 조감도에는 의료기관, 산업유통시설, 외국인학교, 문화시설, 근린공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표기돼있지만 중흥S클래스 1차가 입주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도 하지 않은 채 부지만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등학교는 올 3월 개교한다지만 중학교는 2015년에나 들어 설 예정이며 고등학교는 개교 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작년 9월 개교한다던 외국인학교는 2014년으로 개교 일정이 늦춰졌다. 외국계 유통업체는 입점을 반대하는 순천시의회와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때 조선대병원이 들어온다는 소리도 있었지만 ‘부지 무상양도’ 문제로 사업이 전면백지화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입주 전만해도 분양권에 20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순천·광양의 ‘핫플레이스’로 통했지만 지금은 실수요자들 사이에 ‘아직까지는 생활이 불편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프리미엄은 커녕 ‘이사비 지원’의 조건을 내걸어도 분양권이 거래되지 않고 있다. 또 최고 4.79대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하며 불티나게 분양됐던 1∼4차와는 달리 지난달 중순 분양에 들어간 5차의 분양률은 80%를 밑돌고 있다.한 아파트 구매 희망자는 순천·광양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5차를 보고 왔는데 구조는 마음에 들지만 병원이며 외국인학교, 마트 등 제대로 잡힌 게 하나도 없고 잡힌다 해도 몇 년은 썰렁할 듯해서 기다려 보려고 한다”면서 “1차에서 살고 있는 언니들도 아이 키우면서 살기에는 아직 너무 불편하다면서 아파트 계약을 만류하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한편 중흥S클래스는 전남 순천시 신대지구에 1차 1466세대(지난해 10월 31일 입주), 2차 1166세대(올 6월 입주), 3차 1296세대(2014년 1월말 입주), 4차 1606세대(2014년 5월 입주), 5차 1842세대 (2015년 6월 입주)를 공급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bora100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