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의 시장조사업체 후룬(胡潤)연구소가 해마다 선정ㆍ발표하는 '중국 부자 리스트'에서 지난 1년 사이 네 계단 뛰어올라 올해 중국 제2의 갑부로 올라선 사람이 있다. 중국 부동산 업계 거물인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58ㆍ사진)이 바로 그다.
왕의 재산은 지난해 71억달러에서 올해 103억달러(약 11조622억원)로 32억달러나 급증했다. 경기부진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만큼 왕의 부동산 사업이 탄탄하다는 뜻이다.왕은 임대에 머물러 있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사상 처음 '대규모 복합 쇼핑몰' 개념을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다국적 유통업체는 물론 백화점, 호텔, 영화관, 고급 아파트가 함께 들어선 중국식 대규모 쇼핑몰을 만들고 '완다광장(萬達廣場)'이라고 이름 붙였다. 쇼핑ㆍ식사ㆍ영화ㆍ오락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인 셈이다. 완다그룹은 중국 내 66곳에 완다광장을 마련해 놓았다.왕은 현재 중국에 백화점 57개, 5성급 호텔 38개, 영화관 730개, 중국식 노래방 KTV 45개를 거느리고 있다. 완다그룹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왕의 신념 때문이다.북미의 2대 영화관 체인인 미국 AMC 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최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부에서는 왕이 이미 저물고 있는 미 영화산업에 발 들여놓는 것과 관련해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왕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이야말로 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출할 적기라는 것이다. 최근의 부진에도 미국은 여전히 글로벌 영화계를 주름잡는 국가다. 미 영화산업은 100억달러 규모로 30억달러 규모인 중국의 세 배를 웃돈다.AMC 인수는 완다그룹을 건설업체가 아닌 거대한 글로벌 레저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왕의 야심 아래 추진됐다. 그는 추가 자금으로 AMC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16년 30억달러를 더 투자해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서 미ㆍ중 합작 영화도 만들 계획이다. 이로써 2020년까지 세계 영화시장의 20%를 장악하는 게 왕의 계획이다.완다그룹의 지난해 총 자산은 313억달러, 매출은 168억달러다. 올해 매출은 222억달러로 전망된다. 왕은 2015년까지 매출을 32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세계적인 부동산ㆍ레저 사업가로 성장한 그는 군인 출신이다. 쓰촨성(四川省) 태생인 그는 15세 때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해 17년 동안 군인으로 살았다. 제대 직후인 1987년 다롄시 공무원으로 들어가 파산위기에 내몰린 주택개발공사를 회생시켰다.왕은 이후 파산기업 살리기에 일생을 걸기로 마음먹고 창업했다. 왕은 자기가 주택개발공사를 떠맡은 1988년이 완다그룹 창립 연도라고 말한다. 1992년 왕은 사명을 다롄완다그룹으로 바꾸고 이듬해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왕은 완다그룹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게 꿈이다. 그가 틈만 나면 "완다그룹의 미래는 해외 시장 개척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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