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보 불감증 심각한 이명박 정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2일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발사대에서 내려져 수리에 들어갔다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돌연 발사된 것이다. 북한은 이로써 사정거리 1만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에서 10번째로 자력위성발사국 대열에 합류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완수했다며 춤을 추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 앉았다. 핵 무기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갖춘 북한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 유엔의 제재 강화 및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 등 한반도의 정세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우리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사전 배치된 이지스함의 레이다에 포착된 후에야 발사 사실을 알아채고 부산을 떨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국은 잘못된 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언론에 "북한이 동창리 발사대에 장착한 장거리 로켓의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를 믿고 안심하고 있던 우리 국민들 입장에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지는 못 할망정, 정부가 잘못된 정보로 국민들의 뒤통수를 후려친 격이다. 얼마나 북한 쪽의 정보에 무지하면 이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야당 측이 "담뱃갑 크기도 확인할 수 있는 위성사진으로 20층 높이의 로켓의 분리ㆍ수리 여부 조차 모르냐"고 질책해도 관련 당국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들어 이같은 안보 무능은 고질병이 되고 있다. 멀쩡한 전함이 평시 항해 중 침몰해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연평도에 북한군이 포문을 열고 수십 발의 폭탄을 퍼부어 대도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사전 정보나 경고를 듣지 못한 채 죽어 나갔다. 심지어 가장 경계가 치밀해야 할 휴전선에서 조차 북한군이 철망을 넘어와 초소 문을 노크해도 아무도 모르는 사건도 있었다. 대선 후보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유불리를 저울질할 것이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 허위 정보를 퍼뜨린 장본인을 찾아내 문책하는 한편 대북 정보 체계의 전면 재구축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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