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美 실리콘 밸리

벤처기업 자금난에 긴축경영···투자심리 위축 돈줄 막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경기부진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벤처기업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지 못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신생 기업들에 등 돌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시장조사업체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미 벤처기업들이 올해 3·4분기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2분기와 비교할 경우 17% 감소했다. 실리콘밸리만 놓고 보면 상반기에 벤처자금 54억달러(약 5조8428억원)가 조달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4억달러에서 15.6% 감소한 것이다.게다가 올해 초반 투자 받은 1747개 벤처기업 가운데 2차 투자를 받는 데 성공한 기업은 688곳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2차 투자는커녕 초기 투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자금난으로 허덕이는 신생 기업이 늘면서 조직 통폐합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가거나 아예 문 닫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징가·그루폰 같은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은 기업공개(IPO) 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초기 투자자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자들이 크게 손해 보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말았다. 이는 실리콘밸리 등 IT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일부에서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감소가 미 대통령 선거 결과와 재정절벽 위기감으로부터 비롯된 경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는 벤처투자가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잃은 게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비영리 창업 전문 지원 기관 EMKF는 미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업계가 지난 10년 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식시장보다 수익 실적이 나빴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부진 탓도 있지만 유행 따라 돈을 쏟아 붓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한 것도 한 원인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요 유망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계속 수익이 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같은 대기업들은 투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미 벤처캐피털협회(NVCA)의 마크 히센 회장은 "내년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면 벤처투자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며 "그 전에 기업 인수합병(M&A)이나 IPO에서 수익성이 개선돼 투자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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