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 겨울전쟁...전자업계, 닫고 끄고 입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사무실에는 싸늘한 냉기가 감돈다. 정부 규정 온도인 20도를 지키면서 방을 따로 쓰는 직원들은 물론 임원들도 사무실에서 두터운 점퍼를 입는 일이 일상화 돼 있다. 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다니는 직원들은 혼나기 일쑤다. 혼자 엘리베이터에 탈때는 항상 주변에 탈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느새 습관이 됐다. 7일 겨울철 전력 수급이 연일 심상치 않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3일부터 실내온도 20도 이하 규제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연일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특히 많은 전자업계의 전력 절감 운동도 본격화 되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 정전이 될 경우 단 몇시간 만에 수십, 수백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겨울철 전력난에 대비해 전국 모든 사업장에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감 방안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사옥을 비롯한 전 사업장의 실내 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옥 내부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등 직원들 눈에 자주 띄는 곳에 10대 에너지 절감 대책안을 게시하고 전력 사용 절감을 독려하고 있다. 실내 온도 절감 외에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도 생활화 하고 있다. 서초동 사옥서도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같이 탈 사람을 기다리는 풍경도 흔해졌다. 난방효과를 잘 유지하기 위해 출입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하는 것도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개인용 난방기와 전열기 사용은 일체 자제된다. 사무실 구석에 파티션으로 막아 자리를 만들어 놓은 상무급 임원은 물론 개인 방을 갖고 있는 전무급 이상 임원들도 괜시리 직원들 눈총을 살까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모니터에는 절전모드를 설정해 전력을 줄이고 퇴근, 장시간 미사용시 PC의 전원도 끄고 있다. 세면장에서는 수돗물을 아끼고 회의실, 휴게실을 사용한 뒤에는 소등을 생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터운 점퍼가 없으면 일하기 어려울 정도로 춥지만 전력 절감을 위해 모두 동참하고 있다"면서 "전자업계가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만큼 10대 에너지 절감 지침 배포 등 범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감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여름철 운영했던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이달 중 다시 가동할 방침이다. 예정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강추위가 일찍 찾아오고 전력수급 문제가 이슈로 급부상 하면서 태스크 운영 계획을 한달 이상 앞당긴 것이다. 태스크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환경전략실이 주관하고 본사 경영지원부문과 각 사업장이 참여한다. 현재 LG전자는 전국 주요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전사 에너지 관리체계를 확립하고 전력수급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8월 두달 동안 전사 에너지 절약 테스크를 가동해 에너지 절감 활동을 진행한 결과 당초 예상했던 전기사용량 대비 약 10%를 절감했다. 금액으로는 약 20억원의 전기료 절감효과도 거뒀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이달 중 본격 가동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지난 여름철 태스크 활동을 통해 큰 성과를 봤듯이 겨울철에 알맞은 에너지 절감 운동을 통해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감 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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