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학교 총학생회가 9일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12일 부산대 특강' 광고
[부산=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부산대학교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초청 특강'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안 후보가 오는 12일 부산대에서 특강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학생들이 안 후보의 방문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쟁점이 된 부분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못한 강연을 왜 안 후보는 아무 무리 없이 할 수 있느냐'였다. 박 후보 측은 지난 9월 부산대 특강을 추진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것이 박 후보 측이 내세운 이유였지만 부산대 내부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탓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당시 박 후보의 부산대 방문설이 나오자 정치 단체에 속한 일부 부산대 학생들이 학교 정문에서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는 연일 찬반 논란이 일었다. "부산대는 부마항쟁을 통해 유신의 종결을 이끌어낸 학교인데 박 후보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특강을 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과 "박 후보의 이야기를 일단 들어보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든지 해야 한다"는 학생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총학생회가 지난 9일 자유게시판에 '안 후보를 초청해 12일에 특강을 연다'고 광고하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씨는 게시판 글에서 "박 후보가 온다고 했을 때는 반대하더니 안 후보는 '초청'을 한다"며 "박 후보의 말을 들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총학생회가 '학생들과 함께 가겠다'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모씨는 총학생회를 향해 "안 후보 초청 강연회를 취소하든지, 박 후보에게 사과하든지 하라"고 요구했다. 기계공학부 강모씨는 "박 후보 등 다른 후보들의 의견도 듣고싶다"며 "우리 학교에는 항상 진보 인사들만 오고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강연은 없느냐"고 말했다. 수학·통계학부 김모씨는 "안 후보는 우리가 설득하면서까지 데려오고 박 후보는 온다는 사람도 강연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박 후보에게 이후에 다시 방문해 강연하면 어떻겠느냐는 의사를 전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부산대 총학생회는 "박 후보 강연의 경우 대학 본부와 박 후보 측에서 일정 단계까지 강연을 추진했지만 박 후보 측의 결정으로 무산됐으며, 해당 과정에서 총학생회가 강연 추진을 환영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의사를 표현한 적이 없다"며 "이번 안 후보 강연은 '대선후보가 아닌 청년멘토로서의 안철수'에 집중해 '지난 5월(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신분으로 부산대에서 강연하던 시절)의 안철수와 11월의 안철수를 바라보다'라는 기획의도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또 "말마따나 안 후보도 진보적 입장을 가졌다기 보다는 철저한 시장주의자인데, 박 후보라고 못 부를 이유가 있겠느냐"며 "총학생회가 모든 대선후보를 초청해서 강연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예정대로 부산대에서 '과거에서 미래로 갑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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