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직원 미숙한 일처리에 발명진흥회 곤욕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게임 전문 블로거이자 개발자인 김씨(30세)는 어느날 한국발명진흥회 관계자라며 보내온 메일을 보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발명진흥회가 주최하는 전시회에 A씨가 소장하고 있는 게임기를 무상 대여해줄 수 없는지 문의해온 것. 체험코너가 있어 기기 파손이 우려됨에도 보상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지인들에게 연락해보니 여러 명이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고 답변해 왔다. 특허청 산하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이하 진흥회)가 미숙한 일처리로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진흥회의 대표 상표디자인 행사인 '2012 상표디자인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반인 게임 매니아들의 소장품을 공짜로 빌리려다가 역풍을 맞은 것. 진흥회는 지난 주 몇몇 게임 매니아들에게 '상표디자인권 내 전시회에 갖고 있는 게임기를 체험 코너 등에 전시하려고 하니 대여해주기 바란다'는 골자의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개인 소장품을 빌리는 데 대한 대여료나 파손에 대비한 보상 대책 등은 적혀있지 않았다. 메일을 받은 한 블로거는 "보상, 대여료에 대해 문의하니 '홍보효과가 있으니 괜찮다'는 요지의 답변만 돌려받았다"며 "개인을 업체로 착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한 게임 블로거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상 대여를 허락했으나, 진흥회의 전시 실무를 도맡은 대행사가 사전 통보 없이 네 시간이나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는 등 미숙한 일처리에 실망해 결국 대여를 취소하기도 했다. 직후 대행사 직원은 이 블로거를 겨냥, 자신의 트위터에 '오타쿠'라며 비하 발언까지 올렸다. 오타쿠(御宅)는 한 분야에 깊게 파고드는 매니아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로, 매니아에 비해 부정적 의미를 지닌다. 이 사태는 지난 금요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널리 퍼졌고, 네티즌들은 이들에 대해 '무개념이다' 라며 해당 직원의 트위터와 진흥회 페이스북에 항의글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식재산강국을 만들겠다면서 게임 수집가를 오타쿠 취급하다니 어이없다"고 지적했다.결국 해당 직원은 트위터에 "순간적으로 감정이 앞섰다"며 사과문을 올렸고, 이 직원이 속한 대행사 지엠컴의 대표이사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행사의 총책임을 맡은 진흥회는 이에 대해 아무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어 네티즌들이 공식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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