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박카스 회사 세운다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동아제약이 박카스 사업을 따로 떼어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소위 '일반약 전문제약사'다. 박카스는 동아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는데, 여기서 나오는 자금을 기초연구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4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박카스와 판피린 등 일반약 부문을 담당하는 '동아제약주식회사(가칭)'가 기존 동아제약으로부터 물적분할 돼 내년 3월 신설된다. 기존 처방약 부문은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동아(가칭)가 맡는다. 두 사업회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배한다. 동아제약은 이런 내용의 지주회사 체제 개편안을 23일 발표했다.새로 설립되는 일반약 전문제약사는 사실상 '박카스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513억원인데 절반이 넘는 824억원이 박카스에서 나왔다. 다음은 판피린큐(125억), 가그린(94억) 순이다. 대표이사는 박카스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신동욱 씨가 맡기로 했다. 이 회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비상장회사로 남는다. 동아제약은 또 신약후보 탐색, 바이오신약 개발 등을 맡는 '혁신신약연구소'를 신설해 지주회사 밑에 두기로 했다. 박카스로부터 나오는 현금이 기초연구분야에 온전히 투자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사업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이 같은 변신은 강정석 부사장(사진)으로의 경영승계 구조를 완성하는 의미도 있다. 강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에 임명될 전망이다. 전문경영인 김원배 대표이사 사장과 투톱을 이루며 경영수업을 받은 그가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으로 대주주 지분율을 높여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을 차단, 강 부사장이 안정된 환경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일련의 계획은 내년 1월 2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된다. 지분 8.71%를 보유한 한미약품이 대주주 지분율 상승을 경계하며 반대할 가능성이 높지만, 동아제약과 협력관계를 맺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9.91%)가 지주회사 전환에 동의한 상태라 큰 변수는 되지 못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회사분할로 전문약 전문회사 ㈜동아의 매출액이 6000억대로 축소돼, 개별회사 순위로 볼 때 46년간 지켜온 업계 1위 자리를 7000억원대 녹십자에게 내주게 됐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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