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이적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김연경 사태'와 관련해 법적 공방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흥국생명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경이)사태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구단 및 협회와 성의 있는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전했다.특히 흥국생명은 "국제배구연맹(FIVB)이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면 법률검토를 통해 대응하고 최종적인 사법판단에 대해서는 결과가 어떤 것이든 겸허하게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흥국생명이 제시한 기자회견 전문흥국생명 여자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연경 선수의 기자 회견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하여 당 구단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본 사태의 본질은 한국배구연맹의 규정을 무시하고 해외이적을 추진하려는 김연경선수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한배구협회와 흥국생명 배구단이 한 선수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식으로 언론을 통해 그릇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본 구단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여타 프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한국배구연맹 (이하 연맹)역시 자유계약선수(Free Agent, 이하 FA)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즉, 국내리그에서 6시즌 이상 일정 수 이상의 경기를 출장한 선수는 FA로서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어, 국내리그는 물론 해외리그의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됩니다. 6년이란 기간은 국내 여타 스포츠는 물론 다른 나라의 프로스포츠리그와 비교해도 결코 긴 기간은 아닙니다. FA제도는 그 본질상 FA의 자격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원 소속구단에게 선수에 관한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것으로써, 이는 선수가 국내리그의 타 팀으로 이적을 원하는 경우나 해외리그소속의 팀으로 이적을 원하는 경우나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규정이며, 이 점은 그간 여타 프로스포츠에서 해외리그로 진출했던 사례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김연경 선수는 흥국생명 배구단 소속으로 2005년부터 4년간 국내리그에서 뛰었고, 이후 김연경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한 투자차원에서 과감하게 해외리그로의 임대를 결정한 본 구단의 배려에 따라 2009년부터 3년간은 일본리그와 터키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바 있습니다. 해외임대의 경우 원 소속구단이 임대료를 받고 선수를 임대해주는 것인 통상임에도 불구하고, 본 구단은 단 한 푼의 임대료도 받지 않은 채, 또한 김연경 선수 없이 국내리그에서 성적이 곤두박질하는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김연경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김연경 선수는 이제 세계최고수준의 선수로 성장하였습니다. 김연경 선수는 2년간은 본 구단 선수로 국내리그에 출장하여야 하고 그 다음 FA가 되어 자유 신분이 된다는 것이 해외임대를 시작할 때부터 구단과 김연경선수간의 공통된 이해였습니다. 그러나 구단의 지원 아래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난 김연경 선수는 국내리그 복귀를 거부한 채 터키리그로의 이적을 전제로 소속구단과 2년간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는 명백히 연맹의 규정 및 구단과의 계약을 위반한 것임을 지적하는 구단에 대해 협상 자체를 거부하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대한배구협회(이하 협회)의 중재로 본 구단은 다시 한 번 양보를 하여 2년간 추가로 해외리그에서 뛰고 그 이후에 국내 복귀한다는 3자간 합의서까지 체결되었으나, 김연경 선수는 계속해서 협상을 거부한 채 본인이 FA 임을 주장하면서 해외리그로의 완전이적을 주장해 왔고, 급기야 국제배구연맹에서 김연경선수가 흥국생명 소속임을 확인하는 공식적인 결정이 내렸음에도 이에 불복하면서 자신이 터키리그에서 뛸 수 있게 해 달라는 주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합의서가 체결되었고, 그 내용 또한 국내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상태에서, 합의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주장은 무슨 말이며, 또한 그것이 본 합의서의 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본 구단이 갖고 있는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협회나 구단이나 김연경선수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이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양보를 한 것인데, 김연경 선수는 본인이 아직 FA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FA가 되었다는 주장을 하더니, 이제 와서는 말을 바꾸어 연맹의 규정이 불합리하니 FA에 관한 규정을 바꾸라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연맹의 규정을 무시하고, 구단과의 합의를 없던 일로 하면서 본인의 욕심만을 채우려 하는 모습에, 본 구단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언론과 국회를 통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모습에, 그 간 신인선수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투자해 온 당사자로서 착잡함을 넘어 인간적인 분노와 배신감마저 듭니다. 김연경선수가 스스로 한 합의서의 내용에 반하여 좀 더 오랜 기간 해외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구단에게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얻던가, 아니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연맹의 FA제도를 개정토록 하고 그러한 틀 안에서 해외 이적을 도모하는 것이 원칙과 상식에 따른 행동일 것입니다. 모두가 준수하고 있는 연맹의 규정이 나에게만큼은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세계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김연경 선수 스스로에게도 어울리는 행동이 아닐 것입니다. 본 구단은 다시 한 번 김연경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에 걸맞은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자세를 견지해주기를 희망하면서 다음과 같이 구단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1. 한국배구연맹의 규정상 본 구단은 김연경선수가 FA자격을 취득하지 못 하였음은 명백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연경선수가 이에 불복하여 다시 한 번 국제배구연맹에 제소를 하거나 또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를 한다면, 본 구단은 법률검토를 통해 대응을 하고, 최종적인 사법판단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겸허하게 이를 수용할 것입니다.2. 2012년 9월 7일에 협회, 구단 및 김연경 선수 3자간에 체결된 합의서는 각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공개된 자리에서 서명한 유효한 계약입니다. 김연경선수가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동 합의서의 유출운운하며 그 효력을 부인하려는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만일 문제가 있다면 김연경 선수 측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합의서가 무효라는 사법적 판단을 받을 것을 요구합니다.3. 현행 한국배구연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이니 특별히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한국 프로배구리그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서, 단순히 슈퍼스타에 대한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이루어질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 본 구단의 입장입니다. 다만 현행 규정이 국내의 다른 스포츠리그나 해외리그의 규정과 비교하여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협회나 연맹, 다른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적절히 개정하는 노력을 해 나갈 것입니다.4. 아울러 김연경선수가 하루 빨리 경기장에 나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본 구단 역시 모든 국민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차가 규정과 합의를 무시하고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연경선수가 상식과 원칙의 틀 안에서 협상에 임해준다면 구단 역시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할 의사가 충분히 있느니만큼, 그 간 해 온 것처럼 여론이나 정치권을 통해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 아닌, 국내배구리그의 근간을 지키고 존중하는 틀 안에서 합리적인 절충을 통한 합의에 이를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그 동안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본 사태가 왜곡되고 그 본질이 호도되고 있음에도 본 구단은 김연경 선수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습니다만, 오늘 김연경 선수 기자회견과 국회의원명의의 보도자료를 보면서, 더 이상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국민들이 오해하고 본 구단과 협회가 억울하게 매도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위와 같이 구단의 입장을 밝힙니다. 본 구단은 여전히 김연경선수가 배구선수로서 더욱 더 성장하기를 원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쪼록 김연경선수가 규정과 원칙의 틀 안에서 행동해 주길 희망하며, 하루빨리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 김연경선수가 다시 코트위에 설 수 있도록 협회 및 구단과 성실한 마음으로 대화에 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흥순 기자 sport@<ⓒ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흥순 기자 spor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