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위 첫 회의서 강도 높은 정치쇄신안 발표권역별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 여야정 정책협의회 설치 등 제시安이 던지는 '스무고개식 숙제' 단칼에 해결하려는 시도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읍참마속과 정치혁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을 불과 58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와 지지율 제고를 위해 두 개의 칼을 꺼내들었다. 문 후보는 전날 양정철, 이호철, 전해철 등 친노무현계 핵심 측근들을 선대위에서 퇴진시키고 정치혁신을 위한 새로운 정치위원회(새정치위)를 발족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주장한 정치쇄신에 호응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대선에 끝까지 가겠다"는 안 후보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 후보는 22일 새로운 정치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들의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치혁신의 문제고 정당 정치가 갖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라며 "기득권과 특권 내려놓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치를 만들어 낼 책임을 저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강도 높은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문 후보가 이날 발표한 정치개혁 방향은 크게 정치개혁과 반부패로 나뉜다. 정치개혁의 핵심은 분권형 대통령제와 정당 책임정치다. 권역별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대표 100석으로 대폭 확충, 정당공천제 폐지, 여야정 정책협의회 설치 등이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제시됐다. 반부패 분야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새정치위를 출범시켰지만 안 후보 측에 여전히 문을 열어뒀다.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이제라도 공동구성 제안에 화답하면 공동으로 위원장을 모시고, 그분이 동시에 새정치위 위원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화답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 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당 안팎의 관심은 문 후보의 정치개혁의 강도와 쇄신범위로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문 후보의 정치개혁 방향이 드러난 만큼, 단일화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후보 측이 새정치위와 반부패위 인선을 완료한 것도 향후 강도 높은 정치개혁의 신호탄으로 인식하고 있다.새정치위는 안 후보 측이 요구하고 있는 정당ㆍ정치 혁신안을 마련해 단일화의 지렛대 역할을 할 핵심 조직이다. 새정치위가 과감한 혁신안을 도출해야 안 후보 측에 단일화를 요구할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치위는 안 후보 측이 민주당을 향해 공천 개혁, 지역구도 타파, 국회의원 특권 포기 등 난제를 정치혁신 과제라며 '스무고개 방식'으로 내놓으며 문 후보와 민주당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딜레마를 풀 문 후보의 승부수이자 유일한 돌파구라는 분석이다. 그런 판단 때문인지 문 후보는 이날 새정치위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정치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한편 시민사회에서도 단일화 논의의 물꼬를 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소설가 황석영 천명관씨가 주도하는 문인들은 단일화 논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야권 원로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도 25일께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당내 비주류측 쇄신파 의원들도 25일 조국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정치쇄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자체 쇄신안을 마련해 문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단일화 접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들이 조금씩 가시화하는 모양새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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