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최필립' 대체 어떤 사이길래…'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1일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정수장학회의 설립과정의 강압성에 대한 사과나 중립적 이사진으로의 교체 권유 등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 때문에 박 후보와 최필립 이사장의 관계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박근혜와 최필립, 어떤 사이길래…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필립 이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끝내 구체적 의사 표명을 회피했다. 2005년 박 후보가 이사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최 이사장을 선임할 당시부터 일었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박 후보와 최 이사장의 인연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이사장은 박 후보가 과거 '퍼스트레이디'로 있을 당시 비서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 출신의 수재였던 최 이사장은 57년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60년부터 외교라인 쪽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74년 의전비서관을 시작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79년 공보비서관을 맡을 때까지 박 전 대통령과 박 후보의 옆을 지켰다.최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박 후보의 정치행보와 궤를 같이 해왔다.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외교라인에서 활동해 온 그는 2002년 박 후보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만든 한국미래연합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박 후보가 당시 대선을 앞두고 당에 복당하자 박 후보를 따라 이회창 후보의 국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전력도 있다.특히 2005년 박 대표가 이사장을 맡아왔던 정수장학회의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임명 직후부터 이사회가 3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정수장학회는 최 이사장의 인선 배경에 대해 함구했다.이후에도 최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박 후보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냈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1000만원을 후원한 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본인과 가족 명의로 3000만원을 후원했다. 김삼천 전 방림 상무이사, 김기춘 전 의원 등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상청회 출신들도 박 후보에게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朴 "정수장학회 문제 없다…의혹은 정치공세"

▲ 21일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 후보는 최 이사장과의 인연을 끊지 못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사회에 대한 정수장학회와 장학생들의 기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수장학회의 설립과정이나 운영방식의 문제는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혹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필립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의 거취와 장학회 명칭변경 문제에 대해선 "잘 판단해달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몇 가지 잘못 알려진 것이 있다"며 "정수장학회는 개인 소유 아닌 공익재단으로 어떤 정치활동도 안하는 순수한 장학재단이며, 저의 소유물이라던가 저를 위한 정치활동을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정수장학회 운영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 정권 내내 문제점을 파헤쳤고, 최근 곽노현 교육감 재임 당시 서울시교육청에서도 감사를 진행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며 투명성을 강조했다.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의 설립 과정에 대해서도 "고 김지태 씨의 부일장학회가 이름만 바꿨다고 알고 있는 분이 많은데 사실과 다르다"며 "부일장학회는 승계한 것이 아니라 독지가, 해외 동포 등 많은 분들의 성금과 뜻이 더해 만들어졌다"고 해명했다.또 "당시 김지태 씨는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분으로, 그 과정에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주식을 기부한 것"이라며 "당시 부산일보와 MBC의 규모는 현재와 비교도 할 수 없이 작았다"며 "오히려 견실하게 커지자 지금과 같은 문제가 터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최필립 이사장 등 거취문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정쟁의 도구가 되지 않고 국민적 의혹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이사장과 이사진 모두가 투명하게 밝혀서 국민들에게 해답 내놓으시기 바란다"며 "장학회의 명칭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잘 판단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박 후보는 고 김지태 씨의 유족이 제기한 주식반환 청구소송 1심 판결의 강압성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법원에서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놨다"고 밝혔다가 판결문을 재확인한 뒤 기자회견 마지막에 "잘못 말한 것 같다"며 입장을 바꿨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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