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 3월 농협의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새로 만들어진 임원 자리에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우남 의원(민주통합당)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초 농협이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된 후 임원(상무 포함) 수가 51명 늘어 모두 104명에 달한다.김 의원은 "농협 임원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나 전직 고위관료 등 낙하산 인사로 분류할 만한 사람이 20명이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 중 첫번째로 농협금융지주 신동규 회장을 꼽았다. 신 회장은 2007년 대선 후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출신으로 MB맨으로 불리되는 강만수 KDB산은금융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다. 김 의원은 "신동규 회장을 단독으로 추천한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에는 대선캠프 정책자문단 출신인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이 포함돼 있어 추천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또 농협중앙회 사외이사에 현 정부의 청와대 국무총리실장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권태신씨가 자리를 잡았다. 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자리에 MB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저축은행비리사건 전담 변호사인 박용석씨가 임명됐다. 그는 현 정권에서 표적수사 대상이 됐던 민주통합당의 김현미ㆍ김재윤 의원의 수사를 담당하며 'MB의 검사'라 불렸던 인물이다.이밖에 농협은행 사외이사에 전 대통령실 국가위기 상황팀장이자 국정원 제3차장을 지낸 김남수, 농협금융지주 이사에 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과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배국환, 농협생명 대표이사에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나동민씨가 임명되는 등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이후 20명이 낙하산으로 날아왔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김우남 의원은 "정권의 낙하산 인사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들이며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했던 것이냐"면서 "농민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사업구조개편을 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농협이 MB캠프와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의 밥그릇 교두보 노릇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질타했다.농협 관계자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자문하고 경영 혁신을 꾀하려고 다양한 배경의 임원을 선임한 것일 뿐 낙하산 인사는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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