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한국어 세계화 사업이 본격화된다. 지난 11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어 보급에 나서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에 송향근 부산외대 교수가 선임됐다. 세종학당재단은 올해 출범했다. 지난 5월 공포된 국어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만들어졌다. 임기 3년의 신임 이사장에 임명된 송 이사장은 15일 아시아경제와 만나 "세종학당이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2013년에는 남미를 중심으로 30개의 학당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설립돼 있는 세종학당은 2013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K-컬처 열풍이 불고 있는 남미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심각한 문제도 노출됐다. 한글을 표기문자로 사용하겠다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의 세종학당이 철수 위기설이 휘말렸다.운영을 담당해 오던 경북대가 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철수해 버린 것이다. 세종학당재단측은 국내에서 한글을 공부한 현지인을 강사로 급파하고 운영을 맡을 국내 대학을 모색했다. 다행히 찌아찌아족 한글 공부는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대구지역의 한 사립대학과 수도권 3개 대학이 바우바우시 찌아찌아족의 세종학당 운영을 맡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송향근 이사장
송 이사장은 "찌아찌아족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한 뒤 "세종학당은 앞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어 세계화 사업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류 바람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 이사장은 "한류 분위기를 타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 세계화에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문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남미 쪽에 세종학당을 많이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미에서는 최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자생적으로 특정 연예인에 대한 팬 카페가 만들어지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세종학당은 크게 두 가지 사례로 나눠진다. 세종학당재단이 중심이 되는 '독립형 학당'이 있다. 또 하나는 일선 대학과 손잡고 함께 운영하는 '연계형 학당'이 존재한다. 국내 대학들이 전 세계 나라와 손잡고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헤쳐 나가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예산상 문제이다. 올해 세종학당 예산은 54억 원. 2013년에는 65억 원으로 늘어났다. 세종학당재단이 최근 신설되면서 이에 대한 운영자금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도 예산에는 재단설립에 따른 운영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송 이사장은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재단 운영에 따른 예산도 포함시킬 예정"이라며 "세종학당이 차질 없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적정한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상임이 아닌 비상임 이사이다. 비상임 이사이다보니 여러 가지 부분에서 자유로운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송 이사장은 기업의 기부를 기대하고 있다. 송 이사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세종학당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세계 각국에 있는 학당에 지원하는 방향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기업과 연계해 세종학당 사업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현재 43개국에 90개 세종학당이 설치돼 있다. 내년에는 30개 학당이 늘어난다. 전 세계 곳곳에 한글이 전파되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 관심이 세종학당에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송 이사장은 희망했다.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정종오 기자 ikoki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