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리더십을 말하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경기장에 나선 11명의 선수보다 묵묵히 기다려준 벤치 멤버들에 눈높이를 맞췄다."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런던 프로젝트의 성공은 선수들의 땀과 팀을 위한 희생정신, 철저한 준비과정이 어우러진 결실이었다. 그 중심에는 믿음과 배려로 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었다. 홍 감독은 9일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십의 조건-휴머니즘과 소통'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아우르는 중요한 자리다. 각자 맡은 역할을 존중하고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2009년 3월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런던올림픽을 향한 3년 6개월의 여정이 첫 발을 내딛은 순간이다. 그는 "주위의 무관심과 외로움을 겪으며 시작했지만 열정을 품고 미래를 계획했다"라며 "선수보다 더 많은 준비와 고민이 필요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그가 밝힌 선수 선발 기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다. 부임 초부터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예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줄곧 강조해온 희생정신은 '홍명보 호'의 또 다른 키워드. 그는 "주위에서 1+1=3 혹은 1+2=5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얘기했지만 우리 팀의 마지막 답은 결국 '팀(TEAM)'이었다"라며 "실력은 기본이고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대표팀 선발의 기준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원칙은 대표팀 운영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골을 넣은 선수보다는 패스를 연결한 동료, 볼을 빼앗은 수비수, 그들을 뒷받침하는 벤치 멤버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숱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동메달을 거머쥔 원동력이다. 한 축구관계자는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의 특징"이라며 "이번 올림픽대표팀의 경기에서도 감독과 선수들의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홍명보 감독은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사회생활에서도 힘든 시기가 분명이 찾아올 것이다. 화장실 청소나 복사 등 단순한 업무만 주어질 수도 있다"라며 "내가 벤치 멤버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것처럼 직장 상사들도 여러분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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