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1년 전보다 몰라보게 달라진 건 기량과 경험뿐 아니었다. 갈라쇼 역시 더 아름다워졌고, 더 많은 볼거리를 담아냈다. 리듬체조의 매력을 맘껏 선보인 공연. 자신의 바람대로 "한국 체조 발전의 계기"가 될 만한 무대였다.'체조 요정' 손연재가 6,7일 양일 간 일산 킨텍스 특별무대에서 열린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 2012에서 국내 팬들에게 리듬체조의 향연을 선사했다. 지난해 첫 공연에 이은 손연재의 두 번째 갈라쇼 무대였다. 갈라쇼(Gala Show). 이탈리아 전통 축제의 복장 '갈라'에 어원을 둔 용어다. '축제', '축하'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말 그대로 클래식 음악, 발레, 피겨스케이팅 등의 본 경연 뒤 축하 무대의 성격으로 열린다. 그만큼 기술 경쟁의 의미는 줄어들고, 대신 예술과 개성이 강조되는 자리다.
이번 공연은 그런 갈라쇼의 의미에 정확히 부합했다. 두 시간여 동안 눈과 귀는 쉴 새가 없었다. 인간의 몸이 그려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이 때론 우아한, 때론 격정적인 음악 속에 녹아들었다. 관객들은 정사각형 마루 위에서 펼쳐지는 리듬과 선의 미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숨죽인 채 지켜봤다.
전통적 리듬체조 연기나 클래식 음악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걸그룹 댄스나 K-POP 등이 함께했다. 손연재도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을 추고, 흰 셔츠-핫팬츠 차림에 고혹적 눈빛으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뽐내기도 했다. 물론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인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에선 특유의 표정연기와 아름다운 몸짓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켰다.
이에 발맞춰 세계적 기량의 선수들도 환상적 공연으로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는 파워풀하면서도 관능적 연기로 무대를 제압했다. '샛별'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리아니)는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 외에도 동구권에서 온 체조 요정들은 볼, 후프, 곤봉, 리본과 함께 유려한 곡선과 강한 직선을 자유자재로 그리며 마음에 진한 잔상을 남겼다. 여기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음향과 조명, LED 영상까지 더해져 환상적 분위기가 연출됐다. 어느 하나 힘찬 박수가 터져 나오지 않은 무대가 없었다. '도마의 신' 양학선도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도마 연기를 펼쳐 눈을 즐겁게 했다. '손연재는 알지만 리듬체조에 대해선 많이 모르는' 일반 대중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첫 갈라쇼와 비교했을 때 내용과 규모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올라선 공연이었다.
손연재는 공연 뒤 "이번 갈라쇼를 성황리에 맞춰 기쁘다"라며 "이번 갈라쇼가 리듬이든 기계든 한국 체조 발전의 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갈라쇼가 끝난 뒤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관객들은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삼삼오오 조금 전 감상했던 멋진 장면에 대한 인상을 나누고 있었다. 리듬체조를 더 가깝게 느끼는 모습에서 손연재의 소박한 바람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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