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수년간 좁혀졌던 대기업-중소기업 대졸 초임 격차가 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중소기업계의 '실탄'이 떨어져 지불 여력이 한계가 온 것으로 분석된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 꺼내든 임금 인상 카드도 효력이 떨어지고 있어 중소기업의 인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3093만원이던 대기업 대졸 초임은 올 하반기 3581만원으로 약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1733만원에서 2275만원으로 약 31% 늘었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의 초임 증가율이 단연 눈에 띈다. 2008년 대기업 초임은 중소기업의 178%에 달했지만 점차 줄어들어 2011년 151%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대기업 초임이 중소기업의 157%까지 벌어진 것. 그동안 중소기업계는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카드로 임금 인상을 반복해서 꺼내들었다.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를 적은 연봉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년 째 임금을 올렸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중소기업 221곳에 물어보니 70.6%가 당초 계획대로 인력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원래 계획했던 채용 규모의 58.6%를 충원하는데 머물렀고, 그나마 이중에서도 절반 가량이 빠져나가 실제 채용률은 필요 인력의 31.8%에 불과했다. 실탄이 적은 중소기업계가 언제까지 임금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극심한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봉이나 처우개선을 꼽고 있지만 경기가 악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지불 여력에 한계가 왔다"면서 "임금 인상 카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만 지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대기업에는 지원자가 몰리고 중기는 채용예정 인원도 못 채우는 악순환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기업과 구직자 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인식전환과 함께 중소기업 인력 지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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