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자기, 목포시에 '이전 지원금 달라' 무리한 요구 논란

본사 부지는 지방 건설사에 팔고 거액의 이전 지원금은 목포시에 요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전남 목포의 마지막 향토기업 행남자기(대표 김유석)가 본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본사 부지를 지방 건설사에 팔아놓고 목포시에 "이전 지원금을 주지 않으면 목포를 떠나겠다"는 식으로 거액의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수개월째 이전 지원금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데 넉넉지 않은 시 재정 형편에 행남자기의 '무리한 요구'가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행남자기는 지난 6월 광주 지역의 건설업체인 광신주택과 목포 상동 본사 및 공장 부지 2만5580㎡(약 7737평)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45억원으로 자산 총액(575억원)의 25%나 된다. 행남자기는 10월 말까지 공장을 가동하고 11월부터 철거에 들어가 12월 27일 본사를 비워줘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행남자기가 목포시에 거액의 이전 지원금을 달라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행남자기는 당시 목포시에 본사 매각 사실을 알리고 이전비용 170억여원 중 일부 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건설업체에 부지를 매각한 뒤 돈은 돈대로 챙기고 이전 비용은 시에서 지원하라는 것이다.시는 "행남자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목포시 투자통상과 관계자는 "시의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데 행남자기 측에서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조율중이나 70억원 정도의 지원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일정 수준의 가격으로 조율한 뒤 의회에 보고하면 의회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행남자기는 시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본사의 향방을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협상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목포시 존치에 무게를 두고 식품 공장 부지(연산동)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산동 부지로 주소만 옮기고 실질적인 업무는 서울 사무소와 경기 여주 공장에서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남자기는 그동안 "서울 사업부가 헤드쿼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본사의 관할지 변경은 큰 의미가 없다. 연산동 부지로 주소만 이전하고 실질 업무는 경기 여주 공장과 본사서 해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다. 이렇게 되면 고용 창출·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기업을 지원하려던 시는 실익 없이 행남자기에 이전비만 대주는 꼴이 된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고용 효과 등을 위해 이전 지원비를 논의 중인 건데 만약 주소만 남겨놓고 실질적인 업무는 타 지역에서 이뤄진다면 문제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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