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슈퍼마리오 효과'..'방망이는 짧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주춤하던 증시가 '슈퍼마리오 효과'에 방향을 위쪽으로 잡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시장의 기대를 대체로 만족시키는 결과들이 도출됐다. 새로운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의 도입을 통해 1~3년 만기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겠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표에 유럽·미국 등 해외 주요증시는 일제히 환호했다. 그러나 문제는 '괜찮은 분위기'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7일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안도감이 단기 상승세로 반영될 수 있겠으나 방망이를 길게 잡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경기 모멘텀의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는 미국 실물 경기 등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럽이슈 역시 이제 ECB에서 스페인 구제금융으로 이동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의 관심이 ECB의 새로운 조치에서 스페일 구제금융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대책 마련'에서 '실행 과정'으로 이슈가 바뀐다는 의미다.◆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드라기 총재는 기준금리를 시장 컨센서스와 달리 동결했지만, 다른 주목할 만한 카드를 내놨다. 기존에 국채매입을 담당하던 SMP(Securities Markets Program)와는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OMT(Outright Moneatry Transactions)라는 도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OMT의 목적이 "적절한 통화정책 파급 경로를 보호하고 통화정책의 단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로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을 해결하며, 위기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드라기 총재는 동시에 OMT를 시행하기 위한 분명한 프레임 워크를 제시했다.유로존은 또 다시 시간을 벌었다. 오는 12일에는 유럽 은행감독기구에 대한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독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리게 된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의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시장의 기대치를 어느정도 맞춰줬고, 긍정적인 미국 경제지표가 일부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도 유럽증시 및 호주 달러 움직임에서 목격됐다.시장의 안도감이 단기 상승세로 반영될 수 있겠으나 방망이를 길게 잡기는 이르다. 글로벌 경기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방을 한 번 더 공고히 만든 계기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위에서 끌어줄 수 있는 힘은 실물에서 발견해야 한다는 점에서 9월 목표 밴드 상단인 1950에 가까워 질수록 베타와 주식 비중 확대 속도의 조절이 필요하다.◆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ECB가 세간의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결과물을 내놨다. 최근 독일의 반대로 국채 매입 재개 여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무제한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는 드라기 총리의 발언은 일단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켜 줄 것이다. 덕분에 간밤 유럽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전일 드라기 총리는 기준금리 동결과 불태화를 기본으로 하는 무제한 채권매입 재개를 발표했다. 유럽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 스페인의 2년물 국채 금리도 빠르게 하락했다. 최근의 단기 리스크 지표 급등세가 지수 하락을 불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상승 가능성이 존재하나 아직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리스크 지표의 하락 만으로 상승 추세를 언급하기는 힘든 시점이다.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경기 모멘텀의 회복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주말 발표될 고용지표 등 미국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아직 환호성을 지르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김승현·오승훈·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서프라이즈 효과는 약했지만 기대했던 수준의 정책이 모두 발표되면서 ECB 효과는 중립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로써 투자자들이 걱정했던 정책 실망에 의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됐다. 새로운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의 도입이 확정됐으며 국채매입의 한도(무제한), 매입대상(1~3년 만기국채), OMT의 가동조건(개별국가의 EFSF·ESM 구제금융 가동)도 최근 형성된 기대 수준을 만족시켰다. 서프라이즈를 기대했던 불태화 개입의 변화와 3차 LTRO가 실망을 주기는 했지만 ECB 매입 국채에 민간채권단과 동일 순위가 부여된 것은 실망을 압도할 만한 호재다. 6월말 이후 형성된 위기 해법의 로드맵은 이번 ECB 정책 발표로 한 단계 진전할 수 있게 됐다. 7월말부터 이어진 '리스크 온' 환경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의 조합 중 ECB의 행동은 준비가 끝났다. 이제 그 바통을 스페인이 이어갈 차례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ECB에서 스페인 구제금융으로 이동될 것이다. 시장의 관심이 ECB의 새로운 조치에서 스페일 구제금융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대책 마련'에서 '실행 과정'으로 이슈가 바뀐다는 의미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으로 이슈와 중심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찰음이 발생할 수 있지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ECB 단기국채 매입과 구제기금 장기국채 매입 패키지가 가동되기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기 때문이다. 마찰음보다 구제금융 이후 방화벽의 본격 가동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빠르면 빠를수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이제 스페인이 응답할 차례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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