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공장 노동인권 시비에 휘말린 삼성

애플과 특허분쟁에 휘말려 곤욕을 치러온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노동자 인권 침해 시비에 휘말렸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 단체인 '중국노동감시'는 어제 삼성전자의 중국 내 하청공장은 물론 직영공장에서도 아동 고용과 장시간 초과근무 등으로 노동자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이 단체는 애플과 휼렛패커드 등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노동자 인권 침해 사실도 여러 차례 폭로한 바 있다. 이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지법인인 '후이저우 삼성전자'의 공장에서 16살 미만 아동 여러 명이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 일하고 있는데 회사 쪽은 이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톈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는 노동자들이 법정 초과근무 한도인 월 36시간을 넘겨 최장 월 189시간이나 초과근무를 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밖에 하루에 11~12시간이나 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일을 하게 하는 등 '불법적이거나 반인륜적인 인권 침해 사례'가 많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한 달 전에도 삼성전자의 중국 내 협력업체인 HEG전자가 아동을 불법 고용해 고된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HEG전자에 조사단을 보내 현지실사를 벌인 뒤 지난 3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100여명 규모의 조사단을 중국 내 100여개 협력업체에 보내 연말까지 불법고용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이번 폭로가 나왔으니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당혹스러울 게 분명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노동자 인권 침해 논란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삼성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도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기업이 커지면 견제가 심하고 바라보는 눈길도 매서워지기 마련이다. 세계 스마트폰 산업과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위상에 걸맞은 윤리적 기업의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나 국민의 자존심을 위해서나 바람직하다. 중국노동감시의 폭로에 대해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동시에 다시는 이런 시비에 말려들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강구하기를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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