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침체에 투자축소,인력감축에 나선 호주 광산업계

BHP빌리턴 300억 달러 사업 연기,포티스큐 16억달러 비용절감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철광석 업계가 수요감소에 직면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수요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투자를 잇따라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인 호주의 포티스큐는 이날 운영비용을 3억 달러 줄이고,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 필바라 지역 철광석 광산 개발계획을 뒤로 미루는 등의 방법으로 16억 달러를 절감하기로 했다.포티스큐는 또 수 백 개의 일자리도 감축하기로 했다. 일자리 감축과 사업계획 축소는 비단 포티스큐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턴, 리오틴토 등도 주요 시장인 아시아의 경제전망이 암울해지고, 철광석과 점결탄 등 주요 상품 가격 하락과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순익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계획을 축소하고 일자리를 감축하고 있다.광산업계가 올해 초 인력부족을 불평하면서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특수 트럭 운전자에게 연봉으로 25만 달러를 주겠다며 숙련 노동력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던과는 180도 바뀐 모습이다. 이 모든 일들은 단일 품목으로는 호주 최대의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하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두달 사이 무려 30% 정도 하락해 이날 1t에 86.90달러를 기록,200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호주의 두 번째 수출품목이자 광산업체에 돈을 벌어다 주는 효자인 석탄 가격도 급락을 면하지 못했다. 발전용 연료탄도 올해들어 20% 하락했다.철광석 등 호주의 상품이 급락한 것은 세계 철광석 소비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유럽 국채위기와 국내 성장률 둔화 등 이중의 악재를 만난 탓에 호주산 철광석과 점결탄 등 철강재 생산원료 수요를 줄인 탓이 크다. 여기에 유럽 제철소들이 유럽시장에 팔 예정으로 있던 제품을 아시아 시장으로 대거 출하하면서 철강재 가격이 급락한 것도 원료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가격 하락에 한 몫을 했다.이 때문에 철광석 가격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였던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그중 하나가 포티스큐. 퍼스에 본사를 둔 포티스큐의 네브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철광석 가격이 그 누구의 예상보다 급락했다”면서 “회복은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문제는 가격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철광석과 석탄,구리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정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호주 자원에너지경제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퀜틴 그래프턴은 이날 WSJ에 “가격이 계속하락한다면 장기 프로젝트 투자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의 전망에 부정의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포티스트큐는 내년 6월 말까지 필바라의 연간 생산량을 1억5500만t까지 올리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내년 3월 말까지 연간 1억1500만t울 생산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포티스큐는 내년 자본지출액도 26%,16억 달러 줄인 46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간 40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솔로몬 허브 철광석 광산 개발은 물론,허브 엘리엇 포트의 4번째 선석(접안시설)도 연기했다. 총 85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데다 신용등급이 무디스 기준으로 투자부적격(정크등급) 인 Ba3여서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아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자리도 감축한다. 파워 CEO는 "수 백 명의 정규 직원과 수 백 명의 계약직 직원을 감원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운영비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BHP빌리턴은 지난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의 300억 달러 규모의 올림픽 댐 구리와 금,우라늄 광산개발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최대 철광석 매장량을 자랑하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노먼 무어 광산부 장관은 “우리주의 많은 철광석 프로젝트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리오틴토는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아가일 광산의 인력과 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동 오스트레일리아 석탄광산에서 일자리를 줄이고 있으며,광산 1곳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스 토빈 리오틴토 대변인은 “다른 업계와 마찬 가지로 아가일 광산도 비용증가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서는 효과있게 이곳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예산충당을 위해 광산업에 크게 기대고 있는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BHP 등 업계의 투자축소를 대단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길러드 총리는 이날 광산업 붐이 끝났다는 언론보도를 “과장됐다”고 일축하고 광산업계는 새로운 성장단계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광산업 붐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선진국 자리를 차지한 호주가 광산붐의 종료로 경제위기를 맞이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희준 기자 jacklondo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희준 기자 jacklondo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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