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진짜 평결은 법원 아닌 소비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 배심원들이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해 삼성은 외부적으로 평상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 긴박하게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평상심을 잃을 경우 시장에 불안감을 미칠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차분하게 대응하면 미국 배심원들의 평결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27일 출근길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했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만나지도 못했다"고 발언한 것은 삼성이 이번 평결 이후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보여진다. 이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별도의 보고를 받지 않은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인데다 특허 소송에 연연하기 보다는 시장의 신뢰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사내미디어인 '삼성전자Live'와 삼성그룹 미디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로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의 소송이 시장논리로 보면 정정당당하지 않다는 기존의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배심원 평결 이후에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애플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번 소송이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빼앗긴 애플의 조급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평결 이후 시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애플과의 특허소송보다는 소비자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장과 소비자들은 '소송'이 아닌, '혁신'을 지향하는 회사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며 "우리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믿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애플과 현재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며 "이번 공지문은 이런 배경 속에서 최대한 절제된 목소리로 투쟁 의지를 외부에 밝힌 것으로 최대한 차분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최 부회장을 비롯,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 등 삼성 경영진은 소송 평결 이후 연일 대책 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은 이번 평결에 이의(평결불복법률심리ㆍJMOL)를 제기하는 것은 물론 항소와 상고 등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 소송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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